가볍게 넘어가선 안 되는 ‘미니 뇌졸중’이란?
단시간에 증상 없어지더라도 재발 가능성 높은 미니 뇌졸중
40대 남성 A씨는 최근 왼쪽 얼굴과 팔에 힘이 쫙 빠지는 경험을 했다. 뿐만 아니라 어지러우면서 시야가 흐려지고 심한 두통 및 구역감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휴식을 취하면 몇 분 이내에 증세가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얼마 후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 결국 병원을 찾은 결과 ‘미니 뇌졸중’이 발생했다는 소견을 들었다.
뇌졸중이란 뇌기능의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급속히 발생한 장애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뇌혈관의 병 이외에는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뇌 조직 내부로 혈액이 유출돼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통틀어 칭한다. 혈관성 질환인 뇌졸중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협심증이나 부정맥 등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 고령의 나이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뇌졸중은 국내에서 단일질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다.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으며, 말이 어눌한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 또 일어서거나 걸으려고 하면 한쪽으로 자꾸 넘어지고, 갑자기 기억력이 감퇴하거나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뇌졸중은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의식을 되찾아도 손상된 뇌세포로 인해 안면마비, 언어장애, 정신혼란이 올 수 있다.
위와 같은 뇌졸중 증상이 발생해도 몇 분에서 몇 시간 후 호전되기도 한다. 이는 ‘미니 뇌졸중’으로 의학적 명칭은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고 부른다. 국소성 신경학적 결손이 갑자기 발생했다가 24시간 내에 회복되는 것이며 원인은 뇌혈류의 일시적인 장애다. 뇌혈관이 크게 좁아지거나 막혀 피가 흐르지 못하다가 다시 흐르는 것이다.
미니 뇌졸중이 발생한 후 증상은 회복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해당 질환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많은 미니 뇌졸중 환자들에게서 뇌졸중이 단기간 내에 재발할 위험성이 높으며 그 중 5~10% 정도는 뇌경색 환자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발작이 여러 번 있을수록 뇌경색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미니 뇌졸중 증상이 빨리 좋아졌다고 해도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집중 관찰,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실신, 편두통, 부분성 경련발작, 저혈당 등과 같은 다른 질병과도 구분해야 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권경현 과장은 “미니 뇌졸중은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해도 뇌졸중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안심하기보다는 뇌졸중에 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약물을 복용해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거나, 국소적으로 좁아진 뇌혈관이나 목동맥혈관을 수술적 방법으로 넓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과장은 “뇌세포는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하면 불과 5분 이후부터 기능이 서서히 손상되기 시작한다”며 “뇌졸중은 의심 증상이 나타난 후 골든타임인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을 찾아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으며,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에도 정확한 검사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뇌졸중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고혈압, 흡연, 스트레스, 나쁜 식습관 등 뇌졸중 위험요인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뇌졸중 발병률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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