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위반' 김도현 前베트남대사 1심 유죄…벌금 300만원

배우자·자녀 왕복 항공권 수수 혐의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베트남 현지 기업으로부터 항공권과 숙박비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도현 전 주(駐)베트남 대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는 16일 오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사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 미납입 시에는 노역장 유치와 379만원을 추징하기로 했다.

김 전 대사는 2018년 10월 베트남의 한 골프장 개장 행사에 배우자 및 자녀 3명을 동반해 참석했는데 현지 기업으로부터 배우자와 자녀의 왕복 항공권과 숙박권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김 전 대사 측은 "초청받은 사람은 본인 한 명뿐이지만, 외교 활동을 위해 가족 동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자비로 항공권을 구입할 계획이었으나 주최 측에서 제공한다고 하여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본인이 금품을 받은 경우와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 제공받은 경우를 구별해 규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배우자가 받은 항공권 등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제외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전 대사(피고인)가 기업과 협의해 (동반 가족) 항공권을 받기로 한 뒤 배우자 안모씨에게 제공했다"며 "이 사건 수수 주체는 피고인으로 배우자 명의로 발권됐단 사유만으로 금품수수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베트남 현지 기업과의 미팅은 삼성전자 사내 유보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는 김 전 대사 측 주장에 대해서도 "현지기업과의 한 차례 공식적 목적으로 만찬을 했으나 다른 만남은 모두 골프 라운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에서 외교 총책임자가 사기업 소수와 접촉하는 미팅 자리를 주선하고 골프 라운드를 하는 게 대사 업무라 보기는 어렵다"며 "삼성전자는 베트남 대사관에 공식적으로 (기업 간) 교류 지원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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