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속되는 테러, 근본적 논의를 시작해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과 지난달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선(33살)의 사건들은 이후 온라인에서 국민 불안을 광범위하게 증폭시키는 '살인 예고' 글까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회문제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고인 조선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에서 '슈팅 게임 중독 상태', '현실 불만, 좌절', '실패‧좌절에 따른 반사회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과 지난달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선(33살)의 사건들은 이후 온라인에서 국민 불안을 광범위하게 증폭시키는 ‘살인 예고’ 글까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회문제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고인 조선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에서 ‘슈팅 게임 중독 상태’, ‘현실 불만, 좌절’, ‘실패‧좌절에 따른 반사회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조심하여야 할 점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원인으로 지목한 게임, 동영상 시청 등은 고립‧은둔 청년의 대표적인 생활패턴일 뿐 살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없다. 청년재단은 ‘고립 청년 보고서(2020)’에서 은둔 청년들은 주로 게임(56%), 영상시청(44%), 수면(44%)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피고인이 게임을 집중적으로 한 시기는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게임 중독으로 사회와 단절되었다기 보다는 사회와 단절되어 게임에 몰입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또한, 학계에서도 게임과 폭력성과의 인과관계를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서현역과 신림동 사건은 공통적으로 피의자가 은둔형 외톨이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원종은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에 따라 저지른 범행으로 이미 분열성 성격장애로 진단받은 바 있었고, 조선은 실패, 좌절에 따른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 밝혀졌다.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라는 용어를 최초로 소개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이토 다마키(2012)는 ‘(자택에 틀어박혀) 사회참여를 하지 않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사회적·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단절되어 있는 상태’로 정의하였으며, 우리나라 청년재단(2020)은 ‘은둔형 외톨이’라는 단어의 부정적 인상을 고려하여 ‘고립 청년’으로 대체하여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사회적 지원체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여야 한다. 취업불안, 경제적 어려움 등 청년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게임이나 SNS에 몰입할 수 있다. 건강한 청년은 일상에서 게임과 SNS 등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와 회복을 경험한다. 게임, SNS, 영상시청 등의 활동을 단순히 ‘중독’의 틀로 몰아가기보다는 청년들의 회복탄력성을 증가시키는 심리지원,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과 지원이야 말로 사회적 이상행동과 극단적인 묻지마 살인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글: 숭실대학교 김상옥 교수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나정 측 “손 묶이고 안대, 강제로 마약 흡입”…경찰 조사 후 첫 입장
- 매일 넣는 인공눈물에 미세플라스틱…‘첫방울’이 더 위험?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나 집주인인데 문 좀”…원룸 들어가 성폭행 시도한 20대男, 구속
- “내 딸이 이렇게 예쁠 리가” 아내 외도 의심해 DNA 검사…알고보니 ‘병원 실수’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