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윤 대통령 광복절 축사, 국민통합 위해 적절치 않아”
“극소수 있을지 모르나 일반화하는 것은 문제”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16일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국가세력 척결’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일본에 과거사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전날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극소수에 달하는 그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나 그걸 일반화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라며 “국민 통합을 위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꾸 자유를 이야기하고 누가 특별하게 자유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인상을 주는 정치 행위라는 것이 별로 국익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27번 언급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윤석열 정부의 지금까지의 큰 줄기가 일본과의 친화 정책을 펼친다는 건 알겠으나 광복절에 내는 메시지로는 일본에 대해 너무 과하게 언급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고 말했을 뿐 일본에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윤 대통령의 4·3 희생자 75년 추념사에서 “IT 기업과 반도체 설계기업 등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기업이 제주에서 활약하고, 세계의 인재들이 제주로 모여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해 제주도민들의 반발을 받았던 일을 언급하며 “제주도의 미래 일자리가 중요할 수 있겠지만 4·3 추념식에서 나올 메시지는 아니다. 그날은 제삿날이다”라며 “때와 장소에 맞는 메시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에 대해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 입장에서 이거 들으면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면 다 반국가 세력이고 공산전체주의 세력이고, 야당이랑 친한 사람들은 그럼 다 무슨 공산전체주의 세력이냐, 뭔가 어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려는 언어를 쓰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서 “우리 민족 전체의 기쁜 날에 갈라치기 프레임을 가지라는 인상을 강하게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이번에 (일본에) 과거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일본과의 미래지향적인 관계에 해가 된다고 본다”면서 “일본(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공물을 봉납하고 했는데 이걸 몰랐겠냐, 미리 경고 내지는 규탄의 메시지를 (경축사에) 넣자는 얘기가 나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의 말씀, 정치적인 메시지에도 TPO(시간·장소·상황)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광복절 경축사로서의 TPO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어제는 광복절이었고 그렇다면 과거사 문제라든지 그와 관련된 메시지를 내셨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의 후방 기지 역할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했으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같은 날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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