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다큐 제작 아르헨티나 동포 2세 강세실리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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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동포 2세 강세실리아(38) 감독이 일제기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강 감독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한인 이민자의 딸인 제가 '어떻게 위안부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영화는 출발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고 난 후 '어떻게 지금까지 위안부에 대해 몰랐을까'라는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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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아르헨티나 동포 2세 강세실리아(38) 감독이 일제기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A Boat Departed From Me Taking Me Away'(내게서 출발한 배)라는 제목의 다큐로, 현재 촬영을 마치고 후반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 감독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올해 말이나 2024년 초 열리는 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다큐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여성과 오늘날 여성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아르헨티나 동포 여성 멜라니가 과거 위안부 여성의 증언을 카메라 앞에서 낭독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와 관심, 위안부 여성들의 삶 등을 다루고 있다.
강 감독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한인 이민자의 딸인 제가 '어떻게 위안부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영화는 출발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고 난 후 '어떻게 지금까지 위안부에 대해 몰랐을까'라는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는 단지 한국인의 뿌리를 가진 아르헨티나인인데, 왜 이렇게 그들의 삶이 아프게 느껴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 그 할머니가 우리 할머니였을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한 후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작업을 하겠다고 결국 결심했고, '어떻게 하면 현재 나의 위치에서 이 민감한 주제를 다룰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다큐를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다큐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성노예로 이용당했지만, 오늘날까지 외면당하는 위안부의 고민, 갈등 그 자체가 멜라니와의 대화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다큐는 국립영화영상위원회, 부에노스아이레스영상위원회, 아르헨티나 한인회, 아르헨티나상인연합회 등의 후원으로 제작하고 있다.
강 감독은 이 다큐가 끝나면 곧바로 영화 'Elder son'(장남) 촬영에 들어간다. 아르헨티나,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로부터 투자받아 제작하는 이 영화를 2025년까지 제작을 마치고 개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남'은 강 감독의 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장남이었던 그의 아버지가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결정하면서 벌어졌던 가족사이자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사이기도 하다.
이 영화 촬영을 위해 내년 방한할 예정인 강 감독은 "영화 '미나리'와 유사하지만 이민자의 청소년 딸의 시선으로 이주의 경험을 다룬다는 점에서 미나리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 단편 영화 '비디오 게임'(Videojuegos)이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 후보에 오르며 데뷔했다. 이어 두 문화의 공존과 모순이라는 주제로 한국인 여성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첫 장편인 다큐멘터리 '내 마지막 실패'(Mi ultimo fracaso)로 아르헨티나 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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