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계엄 문건 법적 문제 없다고 했다” 이종섭 국방장관 진술
송영무 전 국방장관의 ‘허위 서명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송영무 당시 국방장관이 계엄 문건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이 장관의 진술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종합했을 때 송 전 장관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이르면 이달 내 서울중앙지검에 송 전 장관에 대한 공소제기 요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장관은 공수처에 ‘국방장관 주재 간담회에서 송영무 당시 장관이 계엄 문건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내용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했다. 이 장관은 당시 합동참모본부 차장(중장)으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번 수사는 이른바 ‘기무사 계엄 문건’ 사건에서 비롯됐다. 2018년 8월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계엄령을 발동하려 했다며 ‘내란 음모’ 수사에 나섰다. 송 전 장관은 국방부 내부회의에서 ‘계엄 문건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발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이 “송 전 장관이 국방부 내부 회의에서 ‘계엄 문건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하자, 송 전 장관은 “장관은 그런 발언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 관계 확인서’를 만들어 간담회에 참석한 부하들에게 서명을 강요(직권남용) 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공수처 수사과(과장 손영조)는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14명 전원에 대해 출석 조사, 방문 조사, 서면 조사 등의 방법으로 최근 조사를 모두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참석자 중에 송 전 장관의 서명 요구를 유일하게 거부했던 민병삼 전 100기무부대장(예비역 육군 대령)은 지난 6월 공수처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당시 송 전 장관 주관 간담회에서 계엄 문건이 문제없다는 발언이 있었고, 이 발언을 은폐·조작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수사를 종합했을 때 공소제기 요구를 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하고, 조만간 검찰에 송 전 장관에 대한 공소제기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검사와 판사, 경무관 이상 경찰이 아닌 고위공직자는 수사할 수 있지만 직접 기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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