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음식은 다 좋아"…'왕의 DNA' 연구소 황당 치료법

이재승 기자 2023. 8. 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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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교육부 사무관이 자신의 자녀에게 왕의 DNA가 있다며 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논란을 계기로, 관심을 끄는 게 있습니다. 바로 치료법인데요,

특수아동들을 약물도 없이 치료한다는 한 사설 연구소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연구소는 ADHD 즉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증후군 있는 아이들을 '극우뇌'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뇌가 특별히 발달했다는 건데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김모 씨/G연구소장 : 이제 우리는 의학적으로 하는 건 아니니까 그 행동이나 능력이나 이런 걸 보면 알 수 있죠.]

진단 근거가 모자란 상황이다 보니까 치료법은 더 불명확합니다.

동물을 괴롭히거나 생명을 뺐어도 극우뇌의 특징이니 제지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하든, 뭘 먹든 관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지마 라는 말은 절대 해선 안 된다, 사실상 아무것도 제지하지 말라는 얘깁니다. 그러면서 특정한 음식을 먹여야 한다고도 지시합니다.

[김모 씨/G연구소장 (유튜브 강의) : 밀가루 음식이 성정이 차거든요. 빵, 국수, 피자, 라면, 과자, 이렇게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것은 얘들에게 다 좋습니다.]

[앵커]

보통은 밀가루 음식, 몸에 해로우니까 자제해야한다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걸까요?

[기자]

과학적 근거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우리가 예상했던 바와 같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명현/ADHD 전문 치료 병원 정신과 전문의 : 음식과 당연히 뇌와의 관계가 밝혀진 연구도 없거니와 뇌가 뜨겁기 때문에 그런 걸 먹는다는 건 사실은 굉장히 어떻게 보면 비과학적이고…]

전문가들은 연구소가 치료법이라 내세운 것들이 아이의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드는 사이비 치료 방식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눈앞의 갈등을 회피할 뿐 아이들 상황을 더 나빠지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

특수 아동 학부모들의 절박함을 이용한 건데 이런 방식에 기댔다간 오히려 아이들이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길 수 있는 거네요.

[기자]

해당 연구소 소장은 이런 부모의 마음을 이용했습니다.

'남다른 천재이니 왕처럼 대하라'며 교육법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상태를 나쁘게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권정민 /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 : 미국 소아과 학회에서는 분명히 가이드라인을 명시 해놨어요. 룰을 없앤 환경에서 아이들의 문제는 항상 더 악화가 되고요.]

이러한 사이비 치료를 구분하는 체크리스트가 있는데요, 문제의 연구소를 대입해 봤습니다.

"높은 성공률이나 완치를 주장한다." 1년 안에 자폐를 '완치'한다고 광고하는 것에 해당하고요, "표준 치료법을 깎아내린다." 의료계가 자신들 치료법을 무시한다고 주장하는 점 모두 사이비 특성입니다.

[앵커]

보시는 분들 중에선 "왜 저런 말을 믿어?" 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특수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은 "치료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이 너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거고요. 이 부분도 해결이 돼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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