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조국’ 등 관객수 조작한 영화 323편…경찰, 배급사 등 69명 송치

주형식 기자 2023. 8. 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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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건 이상 허위 발권한 배급사 24곳도 송치
영화 '그대가 조국' 포스터. /엣나인필름 제공

최근 5년간 국내 개봉 영화 323편의 관객 수가 부풀려진 것으로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관객수 조작 혐의를 받는 영화에는 ‘비상선언’을 비롯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주인공 삼은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 문재인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뜨거운 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도 관객 수 조작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개사와 배급사 24개 업체 관계자 69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박스오피스 순위를 끌어올리려고 특정 상영 회차가 전석 매진된 것처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발권 정보를 허위로 입력한 혐의를 받는다.경찰은 이 기간 국내 개봉한 영화 462편, 배급사 98개사를 수사대상에 올리고 입장권 발권 기록 등을 분석한 끝에 관객수를 2만명 넘게 부풀린 배급사 관계자 등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추렸다. 이들이 이른바 뻥튀기한 관객수는 모두 267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있는 영화진흥위원회는 통합전산망을 운영하며 영화별 관객 수와 매출 등을 집계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내고 있다. 관객 수는 멀티플렉스 등 영화사업자가 영화진흥위원회 전산망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경찰은 멀티플렉스와 배급사 관계자들이 짜고 허위 데이터를 입력해 통합전산망을 운영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영화 ‘비상선언’, ‘뜨거운 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4편의 관객 수가 조작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6월13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관 3곳과 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키다리스튜디오 등 배급사 3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객 수 등 자료를 전송하는 주체가 영화상영관으로 한정돼 공모한 영화배급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재 규정이 부족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진위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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