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소 母에 유통기한 3개월 지난 빵 건넨 입주민…子 “쓰레기 음식 계속 줘” 분통

13일 용인 기흥구 한 아파트 입주민이 청소 노동자에게 유통기한이 5월28일인 빵을 건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자녀가 아파트 청소 일을 하는 어머니에게 매번 ‘쓰레기 음식’을 주는 입주민들을 어쩌면 좋을지 토로했다.

13일 용인 처인구 주민이 소통창구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갑질 글 한번씩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머니가 (용인) 기흥구 상하동의 한 아파트에서 청소 근무를 한다”며 “문제는 몇 년 전 가습기 살균제 치약을 경비에게 줬던 경우처럼 저희 어머니에게 아파트 입주민들 또는 주변 교회(에 다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거나 10년 이상 된 폐전자 제품 등을 주고는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무리 아파트 입주민의 관리비로 (용역 노동자의) 월급을 준다고는 하지만 주민을 위해 땀 흘리며 청소 일을 하는데 2023년인 현재에도 이런 갑질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게 자식으로서 너무 속상하고 불쾌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만 해도 유통기한 오래 지난 빵, 유통기한이 3개월 가까이 지난 냉동 돈가스, 유통기한이 2년은 지난 파스타면 등을 받아오셨다”며 “매번 버리기 바빠 사진은 못 찍었는데 오늘은 하나 찍었다”면서 함께 첨부했다.

그는 “아직도 이런 갑질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자식으로서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말을 맺었다.

사진에는 음식 봉지에 유통기한이 5월28일까지로 찍혀 있다. 내용물 또한 먹다 남은 듯 부스러진 상태로 보인다. 버려야 할 음식과 물건을 인심 쓰듯 청소하는 어머니에게 주는 일이 빈번해 더는 못 참고 용인 주민이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수 누리꾼은 “어떤 세상인데 이렇게 하는 경우가 어디있냐. 입주민 커뮤니티가 아닌 좀 더 공론화가 될 수 있는 큰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라”고 조언했으며, 여기에 한 누리꾼이 “아파트 입대위(입주자대표회의)에도 이야기하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댓글을 통해 “조언대로 규모가 큰 커뮤니티에도 글을 올리고 입대위에도 알리겠다”고 밝혔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