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 첫 인수

濠 1위 '스탁스팟' 지분 53% 매입
현지 1800조 연금시장 공략 시동
박현주 "투자자문 서비스 차별화"

[서울경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인 ‘스탁스팟(Stockspot)’을 인수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내 금융 그룹의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 인수는 이번이 처음인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보는 연금 부문 경쟁력 강화를 해외에서도 실천하려는 포석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은 2800만 호주달러(약 240억 원)를 투입해 스탁스팟의 지분 약 53%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지분은 옵션 계약에 따라 추가 인수할 계획이다. 2013년 호주 시드니에 설립된 스탁스팟은 6월 기준 운용 자산 6억 5000만 호주달러(약 5700억 원) 규모의 현지 1위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이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개인의 투자 성향을 반영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자산 관리 서비스다. 스탁스팟은 자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호주 시장에서 개인 및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 자문과 포트폴리오 관리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스탁스팟의 고객은 1만 3000명에 달한다.

미래에셋운용은 스탁스팟 인수를 발판으로 AI 기반 서비스를 접목한 금융 상품 개발 등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특히 스탁스팟과 미래에셋운용 호주 법인, 미래에셋의 호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자회사인 글로벌X호주(Global X Australia)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호주 연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호주는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큰 연금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건전성감독청(APRA)에 따르면 호주의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3월 기준 2조 1000억 호주달러(약 1798조 7608억 원)에 달한다.

박 회장은 스탁스팟 인수에 대해 “호주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인 AI 및 로보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를 또 하나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차별화된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스탁스팟 인수가 성사되면서 미래에셋운용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운용은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을, 2018년 미국 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엑스(Global X)’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호주 ETF 운용사 ‘ETF시큐리티스(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