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일본도 페디 스카우트 나섰다, 너무 잘해도 탈인가… 머리 아플 NC

김태우 기자 2023. 8. 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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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KBO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한 에릭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뽑힌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NC가 올 시즌을 앞두고 에릭 페디(30)를 영입한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많은 관계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아직은 한국에 올 만한 선수가 아니었다. 신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100만 달러)을 고려하면 더더욱 이 가격에 올 선수가 아니었다.

시선은 엇갈렸지만 기대는 컸다. 페디는 현역 메이저리거, 그것도 현역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 선수였다. 워싱턴 소속으로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페디는 빅리그 통산 6시즌 동안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선발 27경기, 지난해에도 선발 27경기를 소화한 전형적인 선발 자원이었다.

물론 풀타임 선발 두 시즌 동안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2021년은 7승9패 평균자책점 5.47, 그리고 지난해는 6승13패 평균자책점 5.81로 부진했다. 리빌딩 팀이라고 할 수 있는 워싱턴이었기에 선발 자리를 유지했다고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두 시즌 연속 100이닝 이상을 뛰었고 그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에 KBO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락세를 타고 있는 선수”라는 일부 우려도 있기는 했으나 페디는 메이저리거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선발 투수로 뽑힌다. 15일 현재 시즌 20경기에서 119⅓이닝을 던지며 15승4패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유일한 선수다. 피안타율은 0.21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3으로 빼어나다. 이미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지금까지 보여준 능력을 고려하면 20승 달성도 무리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KBO리그의 마지막 20승 투수는 2020년 두산 소속이었던 라울 알칸타라다. 알칸타라는 당시 31경기에서 198⅔이닝을 던지며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문제는 페디가 잘할수록 해외 구단들의 관심도 커진다는 것이다. 올해 활약과 별개로 내년 재계약 전선에는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

실제 페디의 경기 때는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찾아 투구 내용을 지켜보고 있다. 페디는 이미 메이저리그 102경기(선발 88경기)에 나선 선수다. 자료는 오히려 미국에 더 많이 쌓여있다. 선수 평가도 어느 정도 끝난 선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의 투구 내용에 비해 올해 무엇이 더 발전했는지 체크하려는 구단들이 적지 않다.

▲ 페디는 기량은 물론 적응과 성품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페디는 미국은 물론 일본 구단까지 눈여겨보고 있는 최대어다 ⓒ연합뉴스

메이저리그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KBO리그에서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킨 뒤 다시 메이저리그로 가 쏠쏠한 활약을 펼친 투수들도 제법 된다. 메릴 켈리(애리조나),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 크리스 플렉센(콜로라도)과 같은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페디가 그간의 약점을 지워냈다면 메이저리그 구단들로서는 ‘가성비 영입’이 될 수도 있다.

미국만이 아니다. 일본 구단들도 페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 궁극적인 성공을 거둔 투수들이 많지 않고, 특히 최근에는 실패 사례가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다만 그럼에도 ‘KBO 최정상급 투수’에 대한 일본 구단들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페디가 그 주인공이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본 구단들이 여름을 전후해 한국에 스카우트를 파견, 영입 가능성이 있는 여러 선수들을 지켜보는 건 일상적인 일이다”면서도 “페디의 경우는 메이저리그 경력도 뛰어나고, 일본 구단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리그 최고 명문인 요미우리가 페디를 한 차례 관찰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에는 오릭스 스카우트들이 페디를 따라다니며 집중적으로 투구를 살펴봤다. 오릭스는 8일 인천 SSG전, 그리고 13일 수원 kt전을 모두 찾아 페디의 기량을 점검했다. 이미 페디의 경기를 한 차례 이상 봤거나, 추후 방문 계획을 가지고 있는 팀들까지 합치면 꽤 치열한 공기가 흐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미국 구단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쓸 만한 투수들을 죄다 보험차 묶어 버리면서 한국은 물론 일본 구단도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검증이 된 페디가 관심을 받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너무 잘해도 탈일까. NC도 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선수가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안 받는다면 NC를 떠날 것을 확실시된다. NC가 연봉을 대거 높여준다고 해도 외국인 연봉 샐러리캡이 있어 현실적으로 페디의 눈높이를 맞춰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400만 달러 풀에서 한 선수에게 챙겨줄 수 있는 연봉은 한정이 되어 있기 마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영끌’을 해도 200만에서 250만 달러가 최대치라고 분석한다.

당장 페디의 지난해 연봉은 215만 달러였다. 여기에 일본 구단도 NC보다는 더 많은 금액을 부를 여지가 있다. 페디의 충성심에 기대기는 어려운 문제다. 알칸타라 또한 20승을 기록하고 일본 한신과 계약해 한국을 떠난 바 있다. 페디는 어떤 길로 가게 될까.

▲ 미일 구단들이 뛰어든다면 NC의 페디 잔류전은 어려워질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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