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작가 첫 가족 그림 60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평생 가족을 그린 장욱진 작가의 기념비적인 첫 가족 그림이 약 60년 만에 일본에서 환수됐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약 6개월간 각고의 환수 노력 끝에 장욱진 작가의 1955년 작 '가족'을 찾아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1964년 반도화랑에서 열린 장욱진 첫 개인전에서 일본인 개인 소장가에게 판매된 뒤 행방이 묘연했던 '가족'이 이번에 환수돼 다음 달 14일 덕수궁에서 열릴 장욱진 회고전에서 첫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생전에 30여 점 넘게 가족을 그린 장욱진 작가가 항상 머리맡에 걸어둘 만큼 애착을 가졌던 작품이자 생애 처음으로 돈을 받고 판매한 작품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장 작가의 조형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장욱진 가족도의 본보기가 되는 그림이자 최초의 정식 가족도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장욱진 회고전 기획을 맡은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이 작품의 행방을 쫓아 소장가 시오자와 사다오 씨의 아들인 시오자와 슌이치 부부를 찾아가 오사카 근교에 있는 소장가의 오래된 아틀리에를 방문했습니다.

배 학예연구사는 일본의 미술품운송회사 담당자들이 한 켠에서 작품을 찾는 동안 낡은 벽장 속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가족' 그림을 극적으로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 작가의 장녀 장경수 씨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그리신 나무의 우둘투둘한 질감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만져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다시 만나니 눈물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1955년 작 <가족>은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다음 달 14일 개최되는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에서 관람객들과 처음으로 만날 예정입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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