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침체리스크, 미국 이어 국내증시 전이 가능성↑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최근 불거진 중국의 침체 위기가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지고 가계부채를 중심으로 한 신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모두 시장 추정치를 밑돌며 중국 경제의 민낯을 드러냈다.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을 비롯한 부동산 개발업체의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과 부동산신탁회사의 상품 상환 실패도 시장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 유동성 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2.65%에서 2.50%로 2개월 만에 0.15%포인트 인하했지만, 리스크를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에 그쳤다. 시장 추정치(4.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6월(3.1%)에 이어 두 달 연속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7월 산업생산도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둔화세를 이어갔다. 고용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날 당국은 7월 도시실업률(5.3%)을 발표하면서, 청년 실업률을 포함한 연령대별 실업률은 예외적으로 비공개했다.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6월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졸자가 취업 시장에 나온 7월 청년 실업률이 전달보다도 증가해 공개하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온다.
1~7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 투자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디폴트 위기에 빠지면서 앞으로 고정자산투자가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7월 주요 경제지표 결과 소비·생산·투자의 ‘트리플 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개발업체의 잇따른 채무불이행 사태가 고용시장 악화와 투자 부진 압력을 높이고, 수출 부진은 제조업 경기와 고정투자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의 침체 리스크가 국내에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경기의 반등 동력이 크게 약화될 공산이 높아지는 동시에 원화 가치 약세 압력도 높아질 것”이라면서 “국내 역시 가계부채를 중심으로 한 부채 리스크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침체 리스크가 국내 신용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미국 정부와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과 중국 부동산 기업 부도리스크 등 신용리스크를 자극할만한 이슈가 발생함에 따라 국내 시장 또한 부정적 영향에서 자유롭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발 경기둔화와 부동산기업 구조조정이슈가 실제로 컨트리가든이라는 부동산개발업체의 부실로 구체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컨트리가든의 부도 가능성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긴 하지만 실질적인 파급효과는 헝다 사태와 비교해볼 때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3~4년 전부터 진행해온 부동산 디레버리징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전격 인하,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기존 연 2.65%에서 2.50%로 0.15%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또 7일 만기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당초 연 1.9%에서 1.8%로 0.1%포인트 낮췄다. MLF와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 인하 효과를 합치면 총 6050억위안의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통화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택 모기지 금리가 이미 올해 2분기 사상 최저(4.11%)로 하락했음에도 탄력적으로 거래가 늘지 못하고 있다”며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질금리가 4%대로 사실상 긴축 상태에 있다. 이는 통화 완화의 효과를 반감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피치의 은행등급 강등 우려 속에 하락세를 보였다.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1.24포인트(1.02%) 하락한 3만4946.39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1.86포인트(1.16%) 떨어진 4437.8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7.28포인트(1.14%) 밀린 1만3631.05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7월 1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50일 이동평균선(4446.54) 아래에서 마감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세계 경기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월가도 주목하고 있는 이슈다. 이날 바클레이즈는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5%로 하향했다.
컨트리 가든 등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 위기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부동산에 투자하는 신탁업체도 64조 원대 규모의 만기 상품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중국 부동산 위기가 금융 부분으로 전염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중국 최대 자산 운용업체인 중즈(中植)계 산하 부동산 신탁회사 중룽(中融) 국제신탁이 최근 약 3500억 위안 규모의 만기 상품의 상환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컨트리가든 사태가 중국의 부동산 투자신탁, 즉 리츠(REITs)의 자금 조달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리츠의 디폴트가 확산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0.3∼0.4%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오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0.81%, 0.86% 하락한 2550.13과 893.93에 거래를 시작해 양 지수 모두 1% 이상으로 낙폭을 키우고 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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