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업 재편 나선 현대차, 몸집 줄이고 온라인 판매 도입

김재성 기자 2023. 8. 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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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공장→2개로 축소, 딜러십 정비 나서…"전기차 부족 여전"

(지디넷코리아=김재성 기자)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 재편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중국 전략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핵심은 5개였던 현지 생산공장을 2개로 축소하고 라인업 강화로 승부수를 던졌다. 여기에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도입해 한한령(限韓令) 등으로 축소된 딜러십을 대체, 또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북경현대는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차량 온라인 구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르면 오는 25일 중국 쓰촨성 성도(成都)시에서 열리는 성도모토쇼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2007년 중국 시장 첫 진출 이후 2016년 114만대 판매량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북경현대는 중국 합작회사 중에서도 기록적인 판매량을 달성했다. 하지만 호황도 잠시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으로 연간 판매량은 고꾸라져 지난해 26만대, 점유율 2% 미만으로 추락했다.

북경현대 현지 전략 모델 '무파사(MUFASA)' 이미지 (사진=북경현대)

통상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부진을 겪으면 딜러십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 현재 북경현대 북경 내 대리점은 11곳이다. 15곳이었던 2021년과 비교하면 4곳이나 줄었다. 일부 매장은 테슬라 매장으로 바뀐 곳도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나타임스는 “성홍두(胜鸿都) 북경현대 4S 매장 쇼룸이 테슬라 매장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현지 딜러십 부재를 온라인 판매 전환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개최된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 ‘GDSI 2.0’이라는 디지털 전시장 서비스 앱을 출시했다. 하반기 재정비를 거친 뒤 본격 서비스가 출시된다면 현대차도 테슬라처럼 온라인을 통해 자동차를 살 수 있게 된다.

우저우타오(吳周濤) 베이징현대 부총경리(부사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상반기동안 북경현대 채널 전반적으로 디지털화가 잘 진행됐다”며 “앞으로 우리는 온라인 판매를 출시할 것이다. 고객은 애프터서비스(A/S)나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 앱을 통해 경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현지공장 멈추고 라인업 축소…"북경 3공장만 가동할 듯"

현대차는 현지화를 강화하고 공정 효율 등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판매량에 비해 높았던 생산량을 줄이는 등 과생산 방지차원으로 현지 공장 정리에도 나섰다.

북경현대 사옥 전경 (사진=북경현대)

현대차는 지난 4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중국 현지 생산공장 중 가동 중단한 공장 2개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북경현대 중국 공장 중 2002년 준공된 북경 1공장은 2019년 생산 중단 후 매각했다.

추가 매각 대상 공장은 북경 외 지역인 충칭공장과 창저우공장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미 북경현대 충칭공장은 지난해 가동이 멈췄고 창저우공장도 지난달 가동 중단됐다. 창저우공장은 현지 전략 다목적차(MPV) 쿠스토를 생산했는데, 현재 생산라인이 북경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창저우공장 직원들에게 충칭공장 중단 당시 지급했던 N+1+8(근속연수+한달급여+8천위안) 보상과 북경현대 북경지역 공장 근무 중 선택할 수 있는 정리해고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활발하게 가동중인 공장은 북경현대 3공장으로 이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약 45만대다. 북경현대의 연간 판매량이 50만대를 넘지 않아 남은 2공장도 중단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경현대가 과잉 인력과 생산을 줄이고 전동화 등 주요 자원을 집중하는 내부 계획을 수행하는 과정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몸집을 줄이면서 시장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 베트남 등 현지 시장 모델을 투입하면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전략 모델 '무파사'를 출시했다.

중국 판매 모델도 13종에서 8종으로 줄이고 2025년까지 현지 생산 전기차 모델 4개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12만3천259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만4천158대)보다 30.9% 늘었다. 상반기 기준 현대차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아직도 현대차의 방향성이 중국 시장 흐름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에서 점유율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볼륨 전기차 모델 판매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중국 자동차전문 매체인 자동차헤드라인(汽车头条)은 “현대차의 글로벌 운영능력은 매우 높지만, 중국에 순수 전용전기차나 최신 기술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현지 업체의 급속 성장에 맞서 싸울 수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성 기자(sorry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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