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취약한 저소득 노인...문제는 기력만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이윤재 기자(yjlee@mk.co.kr) 2023. 8. 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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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성균관대 한미 연구팀
폭염 많이 노출될수록 인지력↓
“취약층 맞춤 대책 강화해야”
폭염에 신문지를 뒤집어쓰고 들녁에서 일하는 노인.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출처=연합뉴스]
올 여름 전세계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폭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노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의 인지력이 부유층보다 더 빠르게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세계공중보건대학원 최은영 박사·버지니아 장 교수, 성균관대 이해나 교수팀은 16일 의학저널 ‘전염병학 및 공중위생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서 52세 이상 미국 주민 9500여명을 대상으로 12년간 폭염 노출과 인지기능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노인과 어린이는 열 질환에 약하다며 최근 연구는 폭염 노출이 인지 기능을 훼손할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더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알려진 게 적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또 미국에서 날씨로 인한 주요 사망 원인인 허리케인·토네이도·번개 등을 합친 것보다 많은 사망자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은영 박사(논문 공동 제1 저자 겸 교신저자)는 “이 결과는 폭염에 노출될 경우 취약계층이 더 큰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후 변화 맥락에서 회복력 있는 지역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위험에 처한 계층을 지원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가 2006~2018년 52세 이상 미국 성인 9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 및 은퇴 연구 데이터와 같은 기간 발생한 폭염 데이터를 병합해 분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국 환경 공중보건 추적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통해 참가자들의 누적 폭염 노출량을 계산하고 같은 기간 이들의 인지 기능 변화와 거주지의 사회경제적 지표도 조사했다.

버지니아 장 교수는 “인기 기능 저하는 한 번의 폭염으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폭염에 반복적으로 또는 장기간 노출되면 해로울 수 있다”며 “폭염 노출이 누적되면 뇌에서 세포 손상, 염증, 산화 스트레스 등 인지 능력을 소진할 수 있는 현상들이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나 교수(논문 공동 제1 저자)는 “부유한 지역에는 녹지공간, 에어컨, 무더위 쉼터 등이 잘 갖춰진 경우가 많지만, 가난한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며 “불우한 지역 거주자들이 겪는 만성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인지 건강 전문 서비스 부족 등도 인지 기능 저하 격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지역 정부와 보건 당국이 폭염에 취약한 주민들을 찾아내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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