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간 행방 묘연했던 장욱진 '가족', 일본 집 낡은 벽장서 발견
장욱진 1955년작으로 미술사적 가치 높아
장욱진 생애 첫 판매작...작품 값으로 막내딸에 바이올린 사준 일화
9월 14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장욱진 회고전'서 첫 공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964년 반도화랑에서 일본인 소장에 팔린 후 60년간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장욱진(1917~1990)의 그림 '가족'이 낡은 벽장에서 발견됐다.
16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직무대리 박종달)은 장욱진 최초의 가족도인 1955년작 '가족'을 발굴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수집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오는 9월 개최하는 '장욱진 회고전'에 이 작품을 60년 만에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가족', 배원정 학예연구사, 일본 소장가의 집 낡은 벽장서 발견
전시의 기획을 맡은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작품의 행방을 찾으러 소장가 시오자와 사다오(1911~2003)의 아들인 시오자와 슌이치(塩澤俊一)부부를 찾아가 일본 오사카 근교에 소재한 소장가의 오래된 아틀리에를 방문했다.
장욱진의 '가족'은 일본의 미술품운송회사 담당자들이 한 켠에서 작품을 찾는 동안, 배원정 학예연구사가 낡은 벽장 속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손바닥 만한 그림을 직접 찾아내며 극적으로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작품의 행방을 몰랐던 시오자와 부부뿐 아니라 주일 대한민국대사관 한국문화원의 하성환 팀장과 미술품운송회사 직원들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는 후문이다.
'가족' 판 장욱진, 막내딸에게 바이올린 사줘
. 당시 일본인 시오자와 사다오(塩澤定雄)에게 판매된 이 작품에 대한 아쉬움으로 1972년 '가족도'(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소장) 를 다시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장욱진 연구자들의 궁금증을 일으켜왔다. 이 작품을 두고 화가의 부인 고(故) 이순경 여사는 “조그마한 가족도였는데 두고두고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언급했고, 큰딸 장경수 역시 이 작품을 장욱진의 대표작으로 꼽았던 바 있다. 생전 장욱진과 깊은 친분을 유지했던 김형국 전 서울대 교수는 1991년 이 그림의 행방을 찾으려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작품의 현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발견된 작품은 평생 가족 이미지를 그린 장욱진 가족도의 전범(典範)이 되는 그림이자, 최초의 정식 가족도라는 측면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가족', 일본에서 귀환...소장가, 소장품 구매계약에 서명
작품의 존재를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일본 내 권위 있는 서예가이자 예술원 회원인 다카키 세이우(高木聖雨) 선생은 소장가 시오자와 슌이치 선생에게 직접 붓글씨로 쓴 편지를 보내어 '장욱진 회고전'에 '가족'을 출품해줄 것을 요청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장욱진의 장남 장정순 씨는 "대학생 시절, 반도화랑에서 시오자와 사다오씨가 작품을 구매할 때 현장에 있었다. 그가 준 명함도 기억이 난다”며 “그분의 아들에게 국립현대미술관이 작품을 다시 구매해왔고, 작품을 다시 만나게 된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소회를 전했다.
장녀 장경수 씨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그리신 나무의 우둘투둘한 질감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만져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다시 만나니 눈물이 난다"고 언급했고, 막내딸 장윤미는 “당시 10살이었는데 혜화국민학교 합주단이었다. 아버지가 사준 그 바이올린으로 여러 곳에서 연주한 기억도 생생하다. 너무나 새롭고 감격스럽게 다가온다”고 기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약 6개월간 각고의 노력 끝에 소장품이 된 장욱진의 1955년작 '가족'은 보존처리과정을 마친 후 9월 14일부터 열리는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에 출품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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