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하다 박근혜 지시 충실히 따랐다는 이재명의 변명 [핫이슈]

박봉권 기자(peak@mk.co.kr) 2023. 8. 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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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특혜개발은 박근혜 작품
대장동 게이트는 윤석열이 몸통
故김문기 안다는 증거 넘쳐나니
결국 안면인식장애 구차한 핑계
정치보다 장애치료가 더 급한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하다 하다 이젠 박근혜 전대통령 지시를 충실히 따랐을뿐이란다.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17일 검찰에 소환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원들에게 이런 글을 보냈다고 한다.

“백현동 용도 변경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부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궁지에 몰린건 이해하지만 한마디로 기가 찬다.

박 전대통령 지시라는 주장의 진위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그 지시를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일만큼 그렇게 충심이 깊은줄 예전엔 몰랐다.

세월호 참사때 제일 앞장서 박근혜 하야를 요구하고, 국정농단 사태때 체포영장 발부를 그렇게 외쳤던 그 분이 맞나 싶다.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민주당 일반 당원은 물론 극렬지지층인 개딸이 ‘박근혜 지시를 따랐다’는 이 대표의 뜬금포 논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이 모든게 기이하기는 한데 어쨌든 한가지는 확실해진듯하다.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한게 아니라 대통령 지시여서 어쩔수 없이 했다는 핑계를 댈 정도면 백현동 개발이 특혜였다는 점에는 동의한것 아니겠나.

지난 2015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백현동 부지를 자연·보존 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한꺼번에 4단계 상향 조정해줬다. 흔히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사례다.

게다가 산지관리법을 위반하면서까지 ‘50m 옹벽’ 설치도 허용했다.

민간사업자는 여기에 아파트를 지어 3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분양수익을 거뒀다.

역시 민간사업자가 떼돈을 벌어들인 대장동 개발특혜와 많이 닮아있다.

게다가 성남시장 선거때 이재명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A씨가 백현동 대관업무를 한게 드러났다.

A씨는 백현동 사업자에게 200억원을 요구했고, 사업자는 요구한 돈의 절반이 이재명측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했다.

대장동도 그렇지만 백현동건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인허가권자이자 최종 결재권자였다.

이게 팩트인데도 이 대표는 검찰소환이 국가폭력이라고 했다. 어불성설이다.

이 대표는 당원에게 보낸 글에서 “1원 한푼 사익은 없다”고도 했다.

박 전대통령도 단 한푼의 사익을 취한게 없지만 22년형을 최종선고 받았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도 했다.

지난해말 대장동건으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기소됐을때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했던 그다.

단언컨데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런 말을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함부로 입밖에 내는것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 상식을 벗어난다.

무엇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에 대한 그의 소명은 앞뒤가 안맞는다.

대장동 개발을 단군이래 최대치적이라고 자랑하면서, 윤석열 게이트라고 했다.

사리에 맞지 않는 궤변이다.

백현동 특혜개발이 박근혜 작품이라고 하면 어떤 국민이 공감할수 있겠나.

대장동 실무를 총괄했던 고 김문기 전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향한 말장난은 국민의 분노를 유발하는 수준이다

그는 김 처장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김처장을 모를리 없다’는 사진 증거가 쏟아지자 “자세히 보면 사진에서 (이 대표와 김 처장이)눈도 안마주쳤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펼쳤다.

두달전에는 “안다와 모른다는 순전히 주관적 내용이니 피고인(이재명)의 머릿속에 안다는 인식이 있었다는걸 검찰이 증명해야 한다”며 생떼를 부렸다.

“남들은 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라는거다.

이런 억지가 안먹히니 이젠 안면인식장애를 변호수단으로 꺼내들었다.

“행사에서 보거나 밥을 같이 먹어도 기억이 나지 않아 안면 인식장애라 비난받기도 한다”며 그의 병적인 안면장애를 법정에서 호소했다.

모른다고 하기에는 ‘알았음에 틀림없다’는 증거가 넘쳐나니 자신의 기억력을 탓하기로 한듯하다.

구차함을 넘어 치졸하기까지 하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정치인은 많은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다. 상대가 자신을 기억해도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 처장은 그냥 스쳐 지나간 사람이 아니다.

대장동건과 관련해 10여차례나 당시 이재명 시장에게 직접 대면보고를 한 성남시 공무원이었다.

열흘 가까이 동반 해외출장을 나가 카트에 함께 타고, 골프를 즐기고, 바다낚시도 함께했다.

뉴질랜드 공원에서 아름드리 나무를 감싸안고 둘이 서로 손을 맞잡은 사진도 있다.

이런 김 처장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면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것이다.

아랫 부하직원을 사람 취급도 않고 하찮게 여겼다는 자기고백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국민을 위한 정치를 입에 올릴수있나.

무엇보다 이 정도로 안면인식장애가 심한게 사실이면 치료부터 받는게 우선이다.

박봉권 논설위원(pea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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