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마음, 많이 비웠다" 복귀 후 첫 타점 쐐기타, 길었던 터널의 끝? "안 좋았던 시즌일 뿐, 끝까지 포기는 없다" [현장 인터뷰]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주중 첫 경기.
삼성 라이온즈 1루수 오재일(37)은 8번에 배치됐다. 벌써 시즌 6번째 '팔재일' 신세.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 어색한 자리다.
경기 초반 푹 쉬고 돌아온 LG 에이스 아담 플럿코에게 삼진 2개를 당했다. 0-2로 뒤진 2회말 2사 1,3루 첫 타석 삼진이 많이 아쉬웠다. 타자일순하며 4-2 역전에 성공한 6회도 2사 1,2루에서도 바뀐 투수 함덕주에게 삼진.
세 타석 K-K-K.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4-3 추격을 당한 8회말. 마지막 찬스가 왔다. 이날 콜업된 LG 박명근이 흔들렸다. 볼넷만 3개로 1사 만루.
네번째 타석에 선 오재일. 바뀐 투수 최동환에게 3B1S이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령한 그는 5구째 직구를 가볍게 당혔다. 강습타구가 1루수 미트를 맞고 우익수 쪽으로 굴절되며 굴렀다. 그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6-3으로 점수 차를 벌리는 결정적인 쐐기 적시타.
"단 1점이라도 꼭 내야 되는 상황이어서 외야플라이 친다고 생각하고 쳤는데 코스가 좋아가지고 안타가 된 것 같아요. (1루수 맞고 굴절되는 순간 어떤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그럴 경황도 없이 뛰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했거든요. 앞선 찬스 두번을 못 살려서 이번에는 꼭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래도 타점이 나와서 다행이에요."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4일 복귀 이후 9경기 만에 신고한 타점.
직전 경기에서도 타점 찬스가 있었다.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시즌 15차전.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재일은 0-1로 뒤진 2회초 2사 2루 첫 타석에서 SSG 선발 김광현과 맞섰다.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135㎞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한손을 놓고 툭 쳐서 우익수 앞에 떨어뜨렸다.
2사 후라 자동스타트 상황. 빗맞은 타구가 살짝 포물선을 그렸지만 2루주자는 발이 느린 강민호였다. 우익수 최지훈의 강한 어깨에 막혀 홈에서 태그아웃.
역대 65번째 개인 통산 2000루타가 동점 적시타가 될 뻔 했던 상황. '느림보' 선배 강민호의 발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아쉬운 거 없어요. 느리고 싶어서 느리겠어요. 그저 팀이 점수를 못낸 게 아쉬울 뿐이죠."
8일 두산전부터는 1경기 뺀 5경기에서 꾸준히 안타가 나오고 있다.
보통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거나 타점이 되면 감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슬럼프와 부상이 반복되고 있는 올시즌. 캡틴까지 내려놓을 만큼 책임감 강한 오재일에게 힘든 시즌이다.
"마음은 많이 힘들었는데 한달 다쳤을 때 쉬면서 마음을 비우면서 아직 힘들지만 그래도 초반보다는 좀 괜찮아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안타 하나씩 나오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팀도, 자신도 바닥을 친 시즌. 남은 시즌은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있을까.
"아직은 팀도 그렇고 저 개인도 그렇고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가을야구 결과와 관계 없이 하루 하루 마지막 게임까지 1게임이라도 더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는 게 팬 여러분께 저희들이 해야 될 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긴 슬럼프 속에서도 팀을 위해 포기 없이 공-수에 걸쳐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베테랑 선배. 젊은 후배들은 그 모습 속에서 또 중요한 교훈을 얻는다.
"오늘 1위 팀 상대로 지고 있다 뒤집고, 타이트한 상황도 막아내고 이기고 하면서 점점 우리 팀의 힘이 좋아지고 있는 걸 느껴요. 분위기란 게 어떻게든 해보려고 해도 자꾸만 지면 잘 안 되는데 요즘 그래도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이기는 게임이 초반보다 많이 나오기 때문에 분위기도 좋아지고, 점점 선수들 표정도 밝아지고 좋은 것 같아요."
지난 7시즌 동안 리그 정상급 왼손 슬러거로 쌓아온 위대한 커리어.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
부상 등 크고 작은 부침 속에 시즌 초 슬럼프가 이례적으로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 뿐이다.
방향을 잃지 않은 채 하루하루 흘리는 땀방울이 결실을 맺을 순간이 성큼 가까워지고 있다. 길고 길었던 터널. 서서히 끝이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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