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 척결’ 尹 경축사 두고 여야 설전…“비전 제시” “1980년대식 인식”
공산전체주의 세력 타파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16일 여야가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에선 “자유, 평화, 번영”을 키워드로 꼽고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인식이 1970~1980년대”라고 비판했다. 여당 내에서도 “6·25전쟁 기념사 같은 느낌이 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전날 경축사의) 키워드는 자유, 평화, 번영”이라며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 시민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길을 가겠다는 내용이 관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자유민주주의 세력과 공산전체주의 세력의 대결을 주요하게 언급하며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말했다. 일본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 규정하고 과거사 성찰과 양국 현안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야당에서 윤 대통령 경축사를 혹평한 것을 두고는 “박해도 너무 야박하다”면서 “대일 관계에 있어서도 자신감 있게 리드할 수 있는 것을 열어가야 한다. 대통령도 그런 의지를 밝히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사회, 정치, 국가에 대한 인식이 너무 현재와 맞지 않는다”고 퇴행적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송 원내수석은 “(현재를 1980년대) 당시 시대와 같은 시대로 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그런 기초 위에서 국가를 끌고 간다면 결국 앞으로 가지 않고 뒤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는가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날 여당 내에서도 경축사에 대한 비판이 일부 제기됐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자유민주주의 세력 대 공산전체주의 세력으로 나눠 대립하는 구도를 전체적으로 짰고 북한이 일본보다 더 많이 나온다”면서 “광복절 경축사의 느낌보다는 6·25전쟁 기념사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경축사에 쓰인) 용어들이 굉장히 공격적”이라며 “왜 이런 좋은 날에 이렇게까지 공격적인 어떤 프레임 전쟁을 해야 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지층 결집 용도라고 하기에는 (유사한 발언을) 너무 자주 하셨다”면서 “이는 지지층 결집용, 정치적인 고려를 떠나서 대통령의 생각이신 것 같다”고 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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