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사회 아내의 병고와 함께 사는 시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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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근 시인의 시집 '파주기행'이 출간됐다.
강희근 시인(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의 열여덟 번째 시집 '파주기행'(황금알 시인선, 2023)은, 시인이 아내의 노령 질병의 아픈 가족적 병력을 과감히 개방하고 있음은 물론 이를 형상화함으로써, 가족 간의 사랑이 사회 공동체적 사랑으로 번져나가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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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강희근 시인의 시집 '파주기행'이 출간됐다.
강희근 시인(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의 열여덟 번째 시집 '파주기행'(황금알 시인선, 2023)은, 시인이 아내의 노령 질병의 아픈 가족적 병력을 과감히 개방하고 있음은 물론 이를 형상화함으로써, 가족 간의 사랑이 사회 공동체적 사랑으로 번져나가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21세기 우리 사회는 노령사회로 급속히 이전되어 가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남자가 기대수명 80.5세, 여자가 기대수명 86.5세로 상향되고 그중 건강수명이 평균 66.3세로 조정되지만 남자 여자 각각 질병을 안고 14년과 20년을 포함하여 노령의 나이를 살아가게 된다. 그만큼 백세시대라 하지만 병고를 깔고 사는 노환의 시기가 절대 짧지 않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 질병 기간은 여러 사회학적 삶이나 문학적 생애에 있어 제대로 노출되기보다는 적의하게 미화되거나 은폐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시집 '파주기행' 연작 6편은 서울 S병원에서 있을 아내의 대수술을 기다리는 한 달 동안 파주에 있는 딸네 집에서 초조 속에서 이루어진 기행이라 하는바, 그 기다리는 시간과 공간이 수술 이행의 한 부분일 수 있다.
강 시인의 시집에는 전반적으로 주제가 죽음이라든가 노령의 정서, 순교, 생애, 참회, 수술 보호자, 요양 보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하자면 노령화 과정에 놓이는 시인의 교양, 전통, 정서, 순례, 생애, 죽음, 참회 등을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시편들은 노달, 노숙, 긴 일생, 긴 과정 또는 가톨릭적 십자가나 고백적 자아를 형상화한 노작들이다.
여기에다 아내의 진찰, 수술, 각종 후유증과 입원, 퇴원, 가정에서의 요양 순으로 또는 그 역순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시의 모습으로 재구성된다.
강 시인은 "열여덟 번째 시집을 묶는다. 그사이 선집은 세 권이니 통산 시집으로는 스물한 권째가 된다. 시를 챙기다 보니 확실히 시는 내 관심 가는 곳으로 가 있다. 지독한 편견이요 선택이다. 가치가 아니라 인생적 생태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강희근 시인은 1943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1966년 공보부 신인예술상)로 등단했다. 시집, 시선집 '리디아에게로 가는 길' 외 20여 권이 있고, 저서로 '시 읽기의 행복' 외 14권이 있다. 시극 '순교자의 딸 유섬이'(가톨릭 마산교구 기획, 가톨릭출판사 간) 등이 있다.
펜문학상, 김삿갓문학상, 고흥군송수권시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특별상 등을 받았다.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인문대학장, 대학평의회의장, 전국 국공립대학 교수협의회 부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겸 월간문학 편집인을 지내고, 제78차 베오그라드 국제펜대회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k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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