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재수생 커피에 변비약 넣은 남성, 피해자는 입시 실패

법원 관련 이미지. /조선DB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두 달여 앞두고 아무 이유 없이 같은 독서실에 다니는 재수생의 커피에 변비약을 넣어 장염에 걸리도록 한 2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김한철 판사)은 상해‧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20)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30일 오후 5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한 입시학원의 독서실에서 재수생인 남성 B씨(19)가 자리를 비운 사이 B씨 커피음료 병에 아무 이유 없이 변비약 2알을 넣었다. 둘은 같은 독서실에 다녔지만 서로 전혀 모르던 사이였다.

B씨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변비약이 들어간 커피를 마신 뒤 설사 등에 시달리다 장염에 걸렸다. B씨는 사건 이후 입시에도 실패했다.

법원은 지난 4월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지만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받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전혀 모르던 다른 학원생의 커피에 아무 이유 없이 변비약을 넣은 것은 ‘묻지마 범행’에 해당한다”며 “검사가 구형한 벌금 200만원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긴 하지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2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