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GTX 운정역 서희 스타힐스' 15억원 간다는데…

김노향 기자 2023. 8. 1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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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조합원 분양가 3.3㎡(평)당 1490만원… 서희건설 공사비 인상시 추가분담금 늘 수 있어
경기 파주시 동패동에 위치한 'GTX 운정역 서희 스타힐스' 사업 부지 /사진=김노향 기자

교통 혁명으로까지 불리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완공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GTX 사업 초기 비역세권 아파트들까지 많게는 2~3배 실거래가가 뛰었고 최근엔 자재비·인건비 급등으로 시공사가 무리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신중한 자금 계획이 요구된다.

올 하반기 공급 예정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GTX 운정역 서희 스타힐스'의 사업지는 GTX 수혜지로 꼽히는 경기 파주시 동패동에 위치해 있다. 운정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계약금 납부 기준 조합원 모집률은 현재까지 55%이다. 지역주택사업은 토지 80% 이상, 조합원 가입률 50% 이상일 때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토지 확보나 조합원 모집에 실패하면 사업승인이 취소된다.

추진위는 지난해 5월 서희건설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파주시의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심의를 완료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 사업 준비기간이 길고 성공률이 낮은 지역주택조합의 특성상 토지 매매계약, 즉 토지주 동의서 확보가 높은 장벽임을 감안할 때 해당 사업은 초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다만 추진위는 조합설립, 사업승인, 착공과 일반분양 등의 굵직한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무엇보다 추진위가 넘어야 할 최대 난관은 서희건설과의 공사비 협상이 될 전망이다. 추진위는 지난해 5월 도급계약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이 반영돼 추가 공사비 인상은 없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에 비해 서희건설은 지난해 도급계약은 가계약일 뿐 최종 공사비는 새로운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이를 둘러싼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최종 공사비가 오를 경우 추진위가 모집한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서희건설은 올 1분기 기준 총 수주 잔고가 5조5305억원으로 이 중 77%가 지역주택사업이다. 지역주택사업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엔 공사 계약을 체결한 여러 조합들과 공사비를 둘러싼 분쟁을 겪었다.

'GTX 운정역 서희 스타힐스' 주택홍보관 /사진=김노향 기자


2차 조합원 모집 중… 3.3㎡당 1490만원


지난 8월8일 찾은 경기 파주시 동패동 117번지 일대 GTX 운정역 서희 스타힐스 사업지. 경의중앙선 운정역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지하 3층~지상 25층 17개동에 총 1546가구(1단지 896가구, 2단지 650가구)를 조성한다. 계획대로 착공이 이뤄지면 2027~2028년 준공과 함께 입주할 수 있다.

조합원을 모집 중인 주택홍보관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GTX-A 운정역까지 걸어서 10분 거리다. 하지만 실제 확인 결과 30~40분가량 소요됐다. 차량으론 5분 정도 소요됐다. 현재 운행 중인 경의중앙선 운정역과 내년 개통 예정인 GTX-A 운정역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다.

사업지 주변엔 조합원 모집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 형체를 알아보기가 어려다. 추진위에 조합원 가입 계약을 맺었다가 해지한 A씨는 "2017년 1차 조합원을 모집해 6년 이상이 지났고 그 사이 탈퇴한 조합원이 많았다"며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자금을 오래 묶어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2017년 모집한 1차 조합원의 분양가는 3.3㎡(평)당 1100만원대였다. 현재 모집 중인 2차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1490만원이다. 전용면적 84㎡ 기준 4억원 후반대가 되는 셈이다. 추진위는 내년에 계획된 일반분양가가 3.3㎡당 220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홍보관 관계자는 "내년 사업승인 이후 분양권 양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2차 조합원 가입 시 70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며 "2024년 GTX 개통과 2025년 3호선 덕이역 개통, 국립 암센터와 파주메디컬클러스터 등 개발 효과로 향후 15억원의 가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GTX 운정역 서희 스타힐스' 사업 부지에 걸린 현수막 /사진=김노향 기자


시공사가 책임준공·부지 매입 홍보… 서희건설 "사실 아니다"


도급계약 내용을 두고 주택홍보관과 시공사 간의 입장에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주택홍보관은 서희건설이 시공 계약에서 책임준공을 확약했고 일부 사업지에 대해 직접 매입하는 열의를 보였다고 밝혔다. 주택홍보관 관계자는 "서희건설이 책임준공을 확약했고 이는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의미"라면서 "서희건설 측이 일부 토지를 매입한 만큼 이번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희건설은 이 같은 주택홍보관 측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통상 지역주택조합 사업 과정에서 계약 분쟁 사례가 적지 않지만 (서희건설의 경우) 안정성 있는 사업 수행으로 신뢰를 높여왔다"며 "다만 분양 홍보 과정에서 알려진 시공사의 책임준공과 토지 매입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지난해 체결한 공사비는 가계약이기 때문에 최종 확정되진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비 인상 둘러싼 조합과의 갈등


서희건설은 경북 포항시 지역주택조합사업인 '흥해 서희스타힐스 더캐슬' 시공 과정에서 조합과 공사비 인상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었고 올 3월에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가 재개했다. 이 때문에 당초 8월로 예정됐던 아파트 입주가 10월로 미뤄졌다. 공사 중단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입주 지연과 중도금 대출이자 등 문제가 남아있다.

이외에도 서희건설이 공사비 인상을 놓고 지역주택조합과 대립한 사업장은 여러 곳 있다. 화성신남 지역주택과 전남 광양시 세미존서희스타힐스덕례 등도 추가 공사비를 놓고 조합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아니지만 경기 남양주시 평내1구역(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서희건설과 공사비 분쟁을 벌이다 사업자금으로 빌린 브리지론의 이자 대납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조합원들은 착공이 미뤄진 4년 동안 공사비가 1.5배 이상 늘어 이주 4년째 떠돌고 있다.

서희건설의 공사비 분쟁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올들어 서희건설이 공사금액 변경계약을 공시한 사업장은 ▲경북 경산중방(당초 공사비 1665억원→변경 공사비 1778억원) ▲경기 평택진위(2719억원→3460억원) ▲전남 광양 세미존서희스타힐스덕례(1421억원→1430억원) ▲인천강화(1조2429억원→1조4376억원) ▲화성신남(1조2429억원→1조4376억원) ▲시흥군자(1556억원→1676억원) ▲포항 흥해남옥(1397억원→1517억원) 등이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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