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장악 2년 아프간 향한 국제사회 호소 “긴급 구호 필요하다”
아프간인 우울증·영양실조 등 고통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2년을 맞은 15일(현지시간) 유엔 등 국제기구가 아프간 사람들에 대한 긴급 구호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과 국제적십자사, 적신월사연맹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성명을 내고 “2800만명의 아프간인들은 기초적인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해 분투하고 있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이어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 충격으로 아프간 국민의 구매력은 많이 감소했다”며 “많은 사람이 구호와 원조로 연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윌리엄 스핀들러 유엔난민기구(UNHCR) 대변인도 별도의 언론 브리핑에서 “아프간에 대한 원조물품 전달에 상당한 어려움과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아프간 구호 업무가 탈레반 정부의 각종 규제에 방해받고 있고, 거기엔 여성 아프간인 직원 채용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유엔난민기구는 여전히 아프간에 남아서 정해진 업무를 끝까지 수행할 것”이라며 “아프간 국민, 특히 여성을 위해 난관을 뚫을 방법을 찾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아프간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현재 아프간 보건 비상사태에 대한 구호 상황이 심각한 상태”라며 의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인구가 95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체 인구의 20%는 우울증 등을 겪고 있으며, 약 400만명이 약물 중독 또는 마약 관련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87만5000명의 어린이가 심각한 영양실조 증세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변인은 “(탈레반 장악) 전에는 아프간 전역에서 WHO가 정부와 협력해 보건 시스템 구축에 힘써왔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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