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앞두고 재난부서 대규모 인사…“부실 대응 초래”
[KBS 청주] [앵커]
어제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발생 한달인데요.
지하차도 참사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청주시의 부실한 재난 대응을 꼽히고 있습니다.
재난 상황에서 비상 인력은 적절히 배치되지 못했고, 장마철을 앞두고 단행한 대규모 인사로 부실 대응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규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새벽 4시 10분경 미호강에 내려진 홍수 경보.
청주시 재난종합상황실에는 미호강 범람을 경고하는 관계 기관의 연락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비슷한 시각,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미호강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키느라 총동원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청주시 직원 4백여 명은 비상 출근을 하고도 사무실에서 대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임시 제방이 무너진다'는 신고까지 관계 기관에 접수됐지만 차량은 아무 통제 없이 지하차도로 진입했고 결국, 참사를 막지 못했습니다.
[청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 대부분이 (비상) 출근은 했는데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에 배치가 돼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되는지 안내받은 바는 없습니다."]
장마철을 앞두고 단행한 대규모 인사도 재난 대응의 부실을 키운 것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실제, 기획행정실장과 안전정책과장 등 재난 업무 관련 부서장 모두 지난달, 교체됐습니다.
관련 부서 직원도 4분의 1 이상 자리를 옮겼습니다.
[정종수/숭실대학교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 : "전임자와 후임자가 바뀌면 (업무) 공백 기간이 생기잖아요. 인수인계는 받았지만, 문서상 인수인계만 된 거죠."]
청주시는 뒤늦게 피해 지역 인사 발령을 유보하고 재난 업무 경험이 있는 직원들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상황 수습에 나섰습니다.
[이규황/청주시 인사담당관 : "재난업무라든가 수해 업무를 경험한 직원들을 전담팀으로 꾸려서 응급복구라든가 이재민 구호라든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탁상행정이 반복되는 사이 재난 안전 부서는 공무원들의 기피 1순위로 전락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으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
이규명 기자 (investigat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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