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장착→선발 투수, 입단 동기 반등에 자극 받았다…고속 잠수함 진화 준비
[스포티비뉴스=대구, 최민우 기자] LG 트윈스 정우영이 열흘 간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에 나선다. 부족했던 것들을 보완하는 시간을 갖는다. 입단 동기 이정용이 그랬듯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LG 염경엽 감독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정우영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변화구 장착과 슬라이드 스텝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다. 염 감독은 정우영과 면담을 가졌고, 선수에게 다시 전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정우영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9년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LG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부터 필승조로 자리매김한 정우영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왔고, LG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150㎞를 웃도는 투심을 앞세운 정우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올 시즌 정우영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구속도 140㎞대로 줄어든 모습이었다. 최근에는 다시 150㎞대 구속을 찍었지만, 과거 정우영의 모습은 아니었다. 2023시즌 정우영의 성적은 50경기 4승 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43이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율)도 1.59로 좋지 못했다. 블론세이브도 2개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더 부진했다. 정우영은 8월 한 달 간 5경기에 나섰는데, 3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12.00을 기록했다. 스스로 부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고, 결국 정우영은 자진해서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정우영은 2군에서 다양한 구종을 연습할 예정이다. 구속 증가를 위해 슬라이드스텝을 느리게 가져갔던 정우영은 도루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겨울 슬라이드스텝을 교정했지만, 아직 완성도가 떨어진다. 투심과 슬라이더만 던졌던 정우영은 한계를 실감했고, 포심과 커브, 체인지업 등을 장착할 계획이다.
염 감독은 “정우영이 투심만으로도 한계를 느낀 것 같다. 타자들도 적응을 했다. 앞으로 메이저리그 도전도 하려면 커브와 체인지업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다. 지금은 (구종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볼 카운트도 몰리고 삼진 비율도 떨어진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잘 만든다면 투심의 효과도 더 높아질 것이다”며 정우영이 2군에서 훈련을 소화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10일 뒤에는 콜업할 생각이다. 작년 마무리 캠프 때부터 해왔던 건데, 선수 본인의 마음이 바뀌지 않아 효과가 없었다. 지금은 다른 상황이다.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이해했다”며 단기간에 정우영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입단 동기 이정용이 달라진 점도 정우영에게 자극제가 된다. 성남고-동아대 출신인 이정용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줄곧 중간 계투로 뛰었던 이정용은 최근 선발 투수로 변신했다. 포크볼을 장착한 이후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이정용도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피치’ 유형의 투수였다. 하지만 최근 2군에서 포크볼을 연마했고, 안정감 있는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8월 2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11이닝을 소화했고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LG 마운드를 지켰다.
사령탑은 이정용이 그랬듯, 정우영도 반등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염 감독은 “이정용은 포크볼 하나로 다른 투수가 됐다. 정우영도 이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마 도전 의식이 생겼을 것이다. 그동안 훈련을 해왔던 게 있기 때문에 금방 좋아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정우영이다. LG 불펜에는 가용 자원이 많지만, 정우영이 돌아와 제 역할을 해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정용처럼 정우영도 짧은 시간 내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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