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강조 '유엔사 후방기지' 역할은…한반도 유사시 증원전력 급파

▲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의 거수경례 받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며 일본의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를 부각해 이 기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립니다.

1950년 6·25전쟁 발발후 창설된 유엔사는 한반도 유사시 별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없이 회원국 전력을 즉각 제공하게 됩니다.

유엔사 전력 제공국은 6·25전쟁 참전국인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영국 등 18개 나라입니다.

일본은 전력 제공국은 아니지만, 7곳의 유엔사 후방기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후방기지는 유사시 한반도에 신속대응 전력을 보내고 군수물자를 지원하는 것을 주된 임무로 합니다.

일본 본토에 있는 요코스카(해군), 요코다(공군), 캠프 자마(육군), 사세보(해군)를 비롯해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공군), 화이트비치(해군), 후텐마(해병대) 등 7곳으로, 5만 명 규모의 주일미군 상당수가 분산 배치돼 있습니다.

특히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 7함대사령부의 거점입니다.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떠다니는 군사기지' 핵추진 항모 조지워싱턴호의 모항이기도 합니다.

요코스카에서 출항하는 함정은 한반도에 48시간, 필리핀에는 60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미 5공군사령부이기도 한 요코다 공군기지에는 C-130 등의 대형 수송기가 배치돼 있는데, 한반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이 수송기가 병력과 물자를 한반도에 보내고 미국인을 일본 본토로 철수시키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오키나와 함대지원단이 위치한 화이트비치 해군기지는 한반도 유사시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 해병이 출정하는 곳입니다.

주일 미 제3해병기동군은 한반도 유사시에 가장 빨리 투입되는 대규모 증원 병력 중의 하나입니다.

화이트비치 해군기지에서 출발한 미 해병은 하루 만에 한반도에 도착해 작전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

주일미군 후텐마 해병항공기지는 한반도 유사시엔 유엔사 후방기지의 비행장으로 임무가 전환됩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유엔사 후방기지를 부각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동맹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부각해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으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폴 러캐머라 유엔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등 유엔사 주요 직위자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유엔사는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즉각 우리 우방군 전력을 통합해 한미연합사령부에 제공하는 등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강력한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유엔사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이 북한을 침략을 억제하는 안보 협력 파트너임을 강조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한편에선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종전선언과 확고하게 선을 긋겠다는 의지도 읽힙니다.

유엔사는 크게 정전협정 집행과 유사시 전력 지원 협력이라는 두 임무를 맡고 있는데, 종전선언시 유엔사 임무가 사라지기 때문에 해체되리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종전선언이 '유엔사 해체'를 도모하려는 '가짜 평화' 주장이었다며 여러 차례 비판해왔습니다.

지난 6월 28일 한국자유총연맹 행사에선 "반국가세력들이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한 게 대표적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