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말살한 ‘탐라의 얼’…칠성대 추정 유적지 발견
[KBS 제주] [앵커]
칠성대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탐라국 시대 북두칠성을 본떠 만든 일곱 개의 제단을 말합니다.
옛 제주민의 얼이 스며있는 곳이지만 일제강점기 때 민간에 매각되며 지금은 잊힌 곳인데요.
최근 한 향토사연구가가 '탐라 칠성대'로 추정되는 유적지를 찾아냈습니다.
나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제주 상권의 중심지였던 제주시 원도심 속 칠성통.
칠성이라는 이름은 희미하게나마 이 일대가 탐라국 시대에 북두칠성을 본떠 만든 일곱 개의 제단, 칠성대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16세기에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제주 고양부 삼성이 일도, 이도, 삼도를 나누고 쌓은 축조물로 기록돼 있습니다.
1926년 한 신문에는 순종 임금이 승하하자 제주시민들이 망곡제를 올렸다 내용과 칠성대의 사진도 나옵니다.
당시만 해도 국유지였다가 이후 일제가 일본인에게 매각한 뒤 개발 행위를 거치며 유적은 훼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최근 한 향토사연구가와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칠성대 추정 유적지를 찾아냈습니다.
1900년대 지도 '제주성내고적도'를 심층 연구해 유적지를 특정한 건데, 현재 제주시 중앙로 상점가 주차장이 들어선 부지 일대 3개 구역입니다.
[강문규/탐라문화창의연구소장 : "(2016년쯤에) 제주성내고적도라는 게 나왔는데, 그것이 나오면서 북두칠성 형태의 칠성대가 어디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나오게 됐죠."]
2018년 주차장 공사 당시 부지에선 칠성대로 추정되는 동그란 형태의 인공구조물 터와 토기, 제사에 쓰였을 동물 머리뼈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고증 없이 옛 주거지였을 것이란 결론과 함께 보존처리 뒤 공사가 강행됐습니다.
이제라도 탐라 시대 칠성대 유적인지 제대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홍명환/제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 "일제에 의해 훼손된 이후에 이번에 단서가 좀 나왔는데, 탐라의 얼이 우리 도민들에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복원되기를."]
제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나머지 칠성대 6곳에 대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실제 관련 연구가 진행되도록 알려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화면제공:제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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