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냄새로 기억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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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아버지의 냄새가/ 내게서 난다// 어릴 적 싫었던 아버지의 냄새/ 잊고 있었던 그 냄새로/ 떠오르는 아버지// 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시길 바랐다.
/ 그렇게나 싫었던 아버지의 냄새/ 아버지는 내게 냄새로 왔다.
// 내가 아버지다/ 냄새를 가진 아버지, 내가 그랬듯/ 나의 아들도/ 나의 냄새를 싫어할게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러했듯/ 세월이 흘러/ 그리워 할 냄새로 내 아들에게 갈 것이다.
다시 말해 냄새로 과거의 기억을 재생해 내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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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아버지의 냄새가/ 내게서 난다// 어릴 적 싫었던 아버지의 냄새/ 잊고 있었던 그 냄새로/ 떠오르는 아버지// 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시길 바랐다./ 고통이 어서 끝나길 바랐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끝나던 병마의 고통/ 아버지의 부재를 잊고 정신없이 살았다// 아버지가 나를 위해 일했던것처럼/ 나 또한 나의 아이를 위해 일했다/ 새벽에 깨어난 어느 날/ 아버지는 냄새로 내게 왔다./ 그렇게나 싫었던 아버지의 냄새/ 아버지는 내게 냄새로 왔다.// 내가 아버지다/ 냄새를 가진 아버지, 내가 그랬듯/ 나의 아들도/ 나의 냄새를 싫어할게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러했듯/ 세월이 흘러/ 그리워 할 냄새로 내 아들에게 갈 것이다.('아버지의 냄새'(2019))
위 시는 작고한 아버지의 냄새가 문득 필자에게서 난다는 것을 느낀 후 쓴 시다. 이렇듯 사람의 기억은 냄새와 결합할 때 더 생생해질 수 있다. 프랑스 소설가 아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에서 유래된 용어로 이런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a)이라 한다. 다시 말해 냄새로 과거의 기억을 재생해 내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2001년 필라델피아의 모넬화학 감각센터의 레이첼 박사에 의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사진과 과거의 특정 냄새를 각각 제시했다. 그 결과 사진을 보았을 때보다 냄새를 맡게 했을 때 과거의 느낌을 훨씬 더 잘 기억해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2009년 이스라엘의 애슈런박사도 냄새와 기억의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시각, 청각은 단기기억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후각을 통한 기억은 장기기억으로 남는 경우가 많고 후각을 동반한 감정적 느낌 또한 다른 감각에 비해 더 강하게 살아난다고 결론지었다. 이렇듯 냄새는 대인관계에서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치과에서도 스케일링을 하는 내내 심한 냄새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 구취보다 체취가 더 곤란한 경우도 종종 있는데 40대 이후에 생기는 중년과 노년의 냄새다. 남녀를 불문하고 40대 이후 증가한다. 체취를 유발하는 우리 몸의 화합물은 인체의 대사작용이 점점 느려지며 쌓이는 '노네랄'이라는 불포화 알데히드 화합물이다. 노네랄 제거해주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다.
첫째, 1주에 2회 이상 땀을 흘려 체내에 축적된 노네랄성분을 배출해야 한다.
둘째, 찬물이 아니라 따뜻한 차나 물을 마시는 것이 노네랄 성분배출을 더 쉽게 한다.
셋째, 안티노네랄 샤워 제품을 매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생명은, 태어난 후에는 누구든 예외 없이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죽음을 향해가는 생명체는 삶의 기운이 넘쳐날 때는 좋은 냄새가 나지만 죽음을 향해 반환점을 돌아 남은 절반의 항해가 시작될 무렵부터는 특유의 냄새가 시작된다. 이 냄새가 나는 이유는 다가올 죽음을 기억하라는 몸의 여러 가지 신호 중 하나임을 알아야 한다. 내게서 나는 냄새를 통해 다가올 죽음을 기억하며 산다면 체취뿐 아니라 삶의 영역에서 좋은 냄새를 발산하며 살게될 것임을 필자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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