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관 이어 판사도 "강제동원 '제3자 변제' 안 돼"
[뉴스투데이]
◀ 앵커 ▶
일제 강제 동원 피해 배상에 대해 일본 기업이 아닌 우리 정부가 배상을 하는 '제3자 변제' 방식.
피해자와 유족들 일부가 이 방식을 거부하자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탁을 하려다 번번이 제동이 걸렸죠.
정부가 법원에 이의신청까지 냈지만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지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정부의 '제3자 변제'를 거부한 강제동원 피해자는 모두 4명입니다.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 작고한 고 정창희 할아버지와 고 박해옥 할머니의 유족들입니다.
[양금덕/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난 3월)]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안 받을랍니다."
정부는 지난달 판결금을 맡길테니 알아서 찾아가라며 관할 법원에 돈을 공탁하려 했지만, 공탁 공무원이 피해자가 거부하는 돈은 맡아둘 수 없다고 하자, 법관의 판단을 받겠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임수석/외교부 대변인 (7월 4일)] "'불수리' 결정을 한 것은 공탁 공무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고…"
법관도 '제3자 변제'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전주지법은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 낸 이의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민사12단독 강동극 판사는 '당사자가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 제3자가 변제할 수 없다'는 민법 제469조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강 판사는 "채무자인 일본기업이 배상해야 할 손해는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라며 "채권자인 피해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현저히 큰 사안"이라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재단은 이 사건과 이해관계가 전혀 없으니 재단과 피해자 유족 사이에 의견이 충돌할 경우 피해자 측 의사를 우선해야 하며,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반대하는데도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의 변제를 허용하는 것은 손해배상제도의 취지와 기능을 몰각시킬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모금 40여일 만에 5억 4천만 원이 모인 시민들의 모금액은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4명의 피해자와 유족에게 1억 원씩 전달됐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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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ezsu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14770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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