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이강인과 호흡 기대했는데...네이마르, PSG 떠나 알 힐랄 이적→2년 계약+등번호 10번
[포포투=오종헌]
프리시즌 기간 이강인과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던 네이마르는 알 힐랄로 이적했다.
알 힐랄은 1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네이마르 영입 소식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네이마르는 등번호 10번을 달고 사우디 아라비아 무대를 누빌 예정이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올여름 사령탑 교체를 진행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이 떠나고엔리케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바르셀로나를 이끌 당시 2014-15시즌 트레블을 달성했고, 그 과정에서 PSG 구단이 원하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올랐다.
이때 네이마르도 뛰고 있었다. 네이마르는 2013년 브라질 산투스를 떠나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2014-15시즌 엔리케 감독의 지휘 아래 트레블 달성의 핵심 역할을 했다. 네이마르는 UCL 12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터뜨렸다.
이후 바르셀로나에서 두 시즌을 더 뛴 네이마르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PSG로 이적하면서 세계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당시 PSG가 네이마르를 영입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무려 2억 2,200만 유로(약 3,217억 원). 네이마르 영입은 PSG의 UCL 우승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이었고, 이와 비슷한 이유로 얼마 뒤 킬리안 음바페까지 영입됐다.
성과도 있었다. 2019-20시즌 네이마르, 음바페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PSG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UCL 결승전에 진출했다. 바이에른 뮌헨에 패해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이 역시 의미가 있었다. 이후 네이마르는 2025년 여름까지 PSG와 재계약을 맺으며 구단의 목표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네이마르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 20경기에 출전해 13골 11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게 아쉬웠다.
이런 가운데 문제가 발생했다. 시즌 막바지 메시의 사우디 아라비아 무단 방문과 맞불려 PSG 팬들이 네이마르를 비난하는 일이 일어났다. 예전부터 PSG가 UCL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둘 때마다 네이마르는 팬들로부터 거센비난을 받았다. 이번에도 비슷했다. 팬들은 네이마르의 집 앞까지 찾아가 떠나라고 소리쳤다.
이에 네이마르 역시 PSG 팬들의 행동에 인내심을 잃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올여름 떠나는 걸 고려하고 있다는 루머가 발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몇몇 팀들과의 이적설도 있었다. 그러나 네이마르가 직접"다가오는 시즌에도 PSG에서 뛰길 바란다. 나는 PSG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PSG 팬들과 선수들 사이에 사랑이 없더라도 나는 남을 것이다"고 잔류 의사를 밝혔다.
그 이후 엔리케 감독과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 당한 부상 때문에 제대로 프리시즌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선수들과 즐겁게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특히, 이강인과의 케미가 눈에 띄었다. 두 사람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끝난 뒤 유니폼을 교환한 바 있다. 당시에는 맞대결을 펼친 사이에 불과했지만 PSG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뒤 급격하게 가까워졌다.
이강인과 네이마르는 일본 투어를 가기 전 비행기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에서도 나란히 있었고, 비행기에서 같이 내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한 훈련장이나 친선 경기 벤치에서도 장난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북 현대와의 경기를 앞둔 오픈 트레이닝 현장에서는 팬들이 이강인의 이름을 외치자 네이마르가 다가가 인사하라며 손을 잡고 대신 흔들기도 했다.
부상 여파로 일본에서 열린 3경기 모두 결장했던 네이마르는 전북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풀타임을 소화하며 멀티골을 터뜨렸다. 첫 번째 골 장면에서 보여준 감각적인 개인기는 네이마르가 왜 월드클래스 선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전북전까지만 해도 네이마르는 올 시즌 PSG 구상에 포함된 선수처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적설이 발생했다. 프랑스 '레퀴프'는 "네이마르는 지난 주말 PSG 측에 올여름 팀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네이마르의 아버지가 직접 부인하는 인터뷰하면서 잔류가 확실해 보였지만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카베 솔헤콜 기자는 "네이마르는 이번 여름 팀을 떠나고 싶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의 계약 기간은 3년 남아 있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하지만,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PSG 구단 정책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 솔헤콜 기자는 "이제 PSG는 네이마르, 음바페 등으로 시작했던 '갈락티코' 문화를 끝내고 싶어한다. 이 구단의 미래 구상에는 그런 선수들이 중심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뎀벨레, 곤살로 하무스 같은 선수들이 주축이 될 것이다. PSG는 팀에 헌신하는 선수들을 원한다. 네이마르는 PSG의 과거다. 미래가 아니다"고 밝혔다.
네이마르의 현재 계약은 2025년 여름까지다.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 3년은 더 PSG에서 뛸 수 있었지만 갈수록 올여름 동행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르셀로나와 개인 합의를 마쳤다는 소문도 전해졌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이적이 쉽지 않았고, 새로운 행선지가 급부상했다.
바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힐랄이었다. 알 힐랄은 올여름 리오넬 메시 영입을 시도한 팀이다. 당시에도 천문학적은 연봉으로 메시를 설득하고자 했지만 그는 사우디 대신 미국행을 택했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알 힐랄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후벵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말콤 등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을 데려왔다. 최근 네이마르의 동료 음바페 영입에도 착수했지만, 음바페는 사우디행을 원치 않았다. 그러나 네이마르의 거취가 불투명해지자 곧바로 이적 협상에 나섰다.
빠르게 결실을 맺었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알 힐랄과 네이마르의 협상이 완료에 가까워졌다. 최종 문서가 준비될 것이다. 알 힐랄은 24시간 내에 거래가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루 뒤 로마노 기자는 "네이마르는 알 힐랄로 이적한다. 그는 이번 주 사우디로 향할 것이다. 2년 계약이며 등번호는 10번이다. PSG는 1억 유로(약 1,461억 원)보다 적은 이적료를 받는다. 오늘 메디컬 테스트가 완료될 것이다"며 이적 임박시 사용하는 문구 'HERE WE GO'를 추가했다.
또한 '풋 메르카토'는 14일 "네이마르의 알 힐랄 이적은 마무리됐다. 우리의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사우디 아라비아로 향할 것이다. 지난 주말 알 힐랄이 네이마르, PSG과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었고, 현재로서는 모든 게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PSG과 알 힐랄은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적료는 1억 유로에 약간 못 미칠 것이다. 네이마르는 향후 몇 시간 내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이며 이번 주 안으로 팀에 합류할 것이다. 또한 네이마르의 계약 기간은 2년이며 1억 유로의 연봉을 수령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결국 공식발표가 나왔다. 네이마르가 전북과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던 만큼 몸 상태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 힐랄은 오는 20일 알 페이하와 리그 2라운드를 갖는다. 그리고 25일과 29일 연달아 일정이 있다. 빠르면 8월 내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PSG는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가 모두 떠난 가운데 음바페가 남게 됐다. 음바페는 계약 연장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올여름 이적 가능성이 발생했던 선수였다. PSG는 음바페를 압박하기 위해 프리시즌 투어에도 제외했고, 1군 훈련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음바페 역시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PSG 구단과의 극적인 화해를 통해 훈련에 복귀했다. 여기에 재계약 가능성까지 발생한 상태다. 우선 올 시즌 음바페가 뛰는 건 확정된 만큼 PSG는 음바페를 중심으로 올여름 새로 합류한 곤살루 하무스, 우스만 뎀벨레, 마르코 아센시오, 이강인 등으로 공격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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