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마저 고전'…심기일전 벼르는 이마트의 전략은
최대 매출·영업이익 기록한 쿠팡에 2연패
하반기 비용구조 혁신·투자효율 제고 계획
이마트가 지난 2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소비침체로 본업은 물론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이다.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악재가 컸다. 온라인 사업 적자 축소가 그나마 위안이었다.
이 때문에 쿠팡과의 분기 실적 대결에서 두 번째 패배를 안게 됐다. 이마트는 하반기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비용구조 혁신, 투자효율 제고를 통해서다. 할인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혜택 강화도 나선다.
바람 잘 날 없는 할인점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23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확대했다. 매출은 7조2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1032억원으로 전년 동기 631억원보다 손실 폭이 커졌다. 이로써 이마트의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14조405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도 221억 흑자에서 39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할인점인 본업 부진의 타격이 컸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2분기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3조9390억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191억원에서 확대된 258억원을 거뒀다. 트레이더스는 매출액 8011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1% 줄어든 135억원에 그쳤다. 노브랜드 등 전문점 수익은 구조 개편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2% 증가한 108억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시장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대규모 리뉴얼 투자와 지난해 9월 가양점, 올해 4월 성수점 영업종료 및 전기료 상승 등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맞수 쿠팡에 2연패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도 저조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36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의 영업이익도 21% 감소한 34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정도만 엔데믹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한 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온라인 사업 적자 규모를 줄인 것이 최대 성과였다. SSG닷컴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4270억원, 영업손실은 전년도보다 222억 축소된 18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마켓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줄어든 2925억원, 영업손실은 전년도보다 69억원 개선된 113억원으로 나타났다. 적자 규모 축소는 물류비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구성이 주요인이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런 부진에 2분기에도 경쟁사인 쿠팡에 추월을 허용했다. 이마트 연결 기준 분기 매출액이 쿠팡에 뒤처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쿠팡은 지난 1분기 매출액 7조3990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보다 2600억원 이상 높았다. 2분기는 4000억원대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부터 줄곧 이마트를 앞서고 있다.
심기일전 나서는 이마트
이마트는 하반기 심기일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키워드는 '비용구조 혁신'과 '투자효율 제고'다.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할인점은 차별화 상품 확대와 체험형 점포 리뉴얼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트레이더스는 ‘T-Standard’ 등 극가성비 상품 발굴에 집중해 집객력을 높인다. 노브랜드는 강력한 소싱 능력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 기반의 초격차 상품을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마트 하반기 실적은 개선세를 보이는 추세다. 이마트의 하반기 첫 달인 7월 실적을 살펴보면 할인점의 기존점 매출은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빠른 추석으로 7월 21일부터 명절선물 사전예약판매를 시작해 명절 실적이 7월에 일부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올해 매출이 작년 매출을 넘어선 셈이다.
온라인 사업은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외형 성장에 집중한다. G마켓의 목표는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이다. 이를 위해 고수익 상품 집중 판매, 비효율 판매채널 및 일회성 프로모션 축소, 물류운영 효율화 등을 진행한다. SSG닷컴은 신선식품 품질관리 역량을 제고하면서 산지 직송 및 상품 구색을 확대한다. 특히 패션·명품·뷰티는 상품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 선도 브랜드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혜택도 강화할 예정이다. 록인(Lock-in·고객 가두기)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하반기 클럽 회원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는 한편, W컨셉, 이마트24 등 그룹 관계사 및 여행, 통신 등 외부 제휴사와의 연계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회원에 대한 혜택의 폭을 더욱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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