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부활한 폰게임의 전설…인턴이 떠올린 주식 밈으로 대박

배한님 기자 2023. 8. 16.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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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피처폰 시대의 전설이었던 컴투스의 캐주얼 게임 '미니게임천국'이 지난달 말 재탄생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출시 일주일 만에 글로벌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미니게임천국 IP(지식재산권)의 통산 다운로드는 2000만건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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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신작 미니게임천국 게임 13종 중 '날아날아' 지난해 인턴 4인이 제작
주식·코인밈 따라 오르내리는 모습 게임으로…인턴 개발작 상용화는 처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획에 지한솔 사원·클라이언트 개발에 권혜영 사원·원화에 이윤지 사원·클라이언트 개발에 안덕규 사원 /사진=컴투스


2000년대 피처폰 시대의 전설이었던 컴투스의 캐주얼 게임 '미니게임천국'이 지난달 말 재탄생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출시 일주일 만에 글로벌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미니게임천국 IP(지식재산권)의 통산 다운로드는 2000만건을 넘었다.

미니게임천국 내 13종 미니게임 중 하나인 '날아날아'는 90년대 초중반생 인턴 네 명이 한 팀을 이뤄 개발했다. 컴투스와 같은 큰 규모 게임사에서 인턴이 개발한 게임이 정식 서비스된 것은 전무후무하다. '날아날아'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현재 정식 컴투스 일원으로 근무 중인 클라이언트 개발에 권혜영·안덕규 사원, 원화에 이윤지 사원, 기획에 지한솔 사원와 만나 개발 스토리를 들어봤다.
2030 주식 밈 잔뜩 담은 '가자가자' 대중성 담아 '날아날아'로 재탄생
-팀 구성을 어떻게 하게 됐나.
▶지한솔(기획) = 임의로 묶였고 팀 이름도 따로 없었다. 그냥 담백하게 C팀이었다. 우연히 만났지만 운 좋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결과를 냈다.

-'날아날아'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게 됐는가. 기획 의도는?
▶안덕규(클라이언트) = 다른 팀 인턴들과 가볍게 얘기를 나누던 과정에서 '주식'이나 '코인'으로 콘셉트를 잡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당시 핫한 키워드였기 때문이다. 캐릭터가 움직이는 궤적을 주가 흐름처럼 묘사하고 주식의 양봉(+)과 음봉(-)을 이용해 게임 시스템을 만들었다. '호재'나 '악재'에 해당하는 요소를 장애물이나 버프로 설정하기도 했다.

-개발 당시 이름은 도지코인에서 모티브를 얻은 '가자가자' 였다고 들었다.
▶지한솔(기획) = 다소 마니악하더라도 무난하기보다 유머러스한 것에서 시작하는 의견에 모두가 공감했다. "화성 갈끄니까" 같은 주식·코인 밈(meme)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로 의견이 모였고, '차트를 떡상시켜 강아지를 화성으로 보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정식 출시되면서 주식 콘셉트 색채가 연해졌다. 좀 더 대중성 있고 플레이 방식이 직관적으로 보이는 '날아날아'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권혜영(클라이언트) = '날아날아'가 되면서 콤보 칸이 생기고 블랙홀이 등장하는 등, 재미요소들이 많이 추가되어 더욱 재밌는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컴투스 미니게임천국 13종 게임 중 '날아날아'. /사진=컴투스 미니게임천국 홈페이지 갈무리


-각도와 타이밍을 맞추는 플레이 방식은 어떻게 떠올렸나.
▶권혜영(클라이언트) = 주식처럼 타이밍에 맞게 잘 눌러야 계속 올라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획의도였다. 주식이 껑충 뛰었다가 폭락하는 모습을 게임으로 한 번 만들어보자는 가벼운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돌림판 구성이 빨간색(상승)과 파란색(하락)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지한솔(기획) = 리듬 게임처럼 타이밍에 맞춰서 조작하는 방식이 '미니게임천국'과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 채택했다. 이후에는 최대한 플레이 직관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나 방식에 대해서 고민했다.

-전체 개발기간이 3일이라고 들었다. 짧은 기간이었는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안덕규(클라이언트) = 시간이 부족해 게임으로 구현하며 피드백을 받고 부족한 부분을 바로 수정하는 식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인턴 과정에서 미니게임천국 리소스를 바탕으로 간단한 게임을 제작해 개발 과정 자체는 익숙했다.

▶이윤지(원화) = 당시 유니티(게임개발도구)를 다뤄보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리소스를 공유해야 하는지 등 막히는 부분도 많았다. 그래도 다들 연령대가 비슷하고 팀 분위기가 활발해서 편하게 논의하고 질문할 수 있었다.

▶지한솔(기획) =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기에 기획 자체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는 없었다. 다만 당시 게임디자인실 선배들에게 문서의 틀을 잡는 데 대한 조언을 받았다. 진행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매년 인턴 마무리 과정으로 게임 제작…제2의 '날아날아' 나올수도
'날아날아'는 컴투스 인턴십 프로그램 '지니어스'의 마지막 과제인 '게임잼'을 통해 탄생했다. 게임잼은 컴투스 신입 공채 교육 일환으로 시작돼 10여년 이상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게임 개발 직무 신규 입사자 중 직접 게임을 개발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에게 게임 개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9년부터는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도입됐다.

컴투스 인재채용실 관계자는 "인턴십 과정에서의 게임잼은 인턴십을 통해 배운 내용을 토대로 각 직무 인턴들이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인턴십 과정에서 '날아날아'처럼 좋은 아이디어와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게임이 나온다면 실제 게임 탑재까지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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