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강세에… 한국 투자자도 몰려, 이달 들어 121억 순매수

유소연 기자 2023. 8. 16.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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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베트남 증시에 국내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3월부터 4개월 연속 베트남 주식을 순매도(산 것보다 판 것이 많음)했지만, 지난달 순매수로 돌아선 뒤 이달 들어 열흘도 되지 않아 매수 규모를 대폭 늘렸다. 베트남 주가지수인 VN지수가 지난 8일 연중 최고치(1242.23)를 기록하는 등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김현국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9거래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베트남 주식을 910만5140달러(약 121억83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매수 금액이 1104만5213달러로 매도 금액(194만73달러)의 5.7배에 달했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 6월부터 반등하고 있다. 연초부터 지난 5월까지 대체로 1000선에 머물던 VN지수는 지난 6월 1100대로 올랐고, 지난달 말부터는 12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20%대 상승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올 들어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자, 시가총액 상위 부동산 기업 위주로 주가가 급등했다. 부동산·관광이 주력 사업인 베트남 시가총액 1위 민간 기업 ‘빈그룹’은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증시 호황을 이끌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43% 급등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20종목 안에도 CEO그룹, 노바랜드투자, 팟닷부동산개발 등 베트남의 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올랐다. 이 기업들의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13%, 19%, 9% 상승했다. 다만 반푸투자는 같은 기간 4%대 하락했다.

국내 상장된 베트남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도 덩달아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베트남VN30′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 14일 약 2594억원으로 올해 초(1375억원)보다 88% 증가했다. 이 상품은 호찌민 거래소에 상장된 시장 대표성이 높은 대형주 30종목으로 구성된 VN30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 난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 정책에 따른 양호한 금융 환경과 대기업의 큰 폭 실적 개선 등으로 베트남 증시가 상승했다”며 “신흥국 증시 성과가 차별화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베트남 증시가 올 초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증시는 연초에 비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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