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쭉쭉 빠져도 주가는 안 빠져…머스크도 반한 '해피드러그' 뜬다

김소연 기자 2023. 8. 1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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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위고비(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GLP-1)'가 불붙인 '해피 드러그(Happy Drug)' 시장이 한국에서도 본격 개화하고 있다.

'위고비'를 출시한 덴마크 제약기업 노보노디스크가 뉴욕 증시에서 지난 8일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하고 비만치료제 경쟁사 일라이릴리도 호실적에 15% 급등하는 등 해피 드러그는 이미 시장에서 주목받는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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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결혼식을 앞둔 회사원 A씨는 올해 하반기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도입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지난 4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위고비로 체중을 감량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해외 유명 인사들까지 체중 감량 인증을 연달아 하자 구미가 당겼다. 해외 직구를 알아봤는데 쉽지 않았다. A씨는 "작년에 수영복을 입으려고 삭센다 주사제를 써봤는데 뱃살이 많이 줄어 놀랐다"며 "위고비는 효과가 더 좋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GLP-1)'가 불붙인 '해피 드러그(Happy Drug)' 시장이 한국에서도 본격 개화하고 있다. '위고비'를 출시한 덴마크 제약기업 노보노디스크가 뉴욕 증시에서 지난 8일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하고 비만치료제 경쟁사 일라이릴리도 호실적에 15% 급등하는 등 해피 드러그는 이미 시장에서 주목받는 키워드다.

해피 드러그는 말 그대로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하게 해 줄 의약품을 뜻한다. 건강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크지만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외모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비만과 탈모 치료제, 성장호르몬 출시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최근 주목받는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14일 전거래일 대비 8000원(2.43%) 떨어진 32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 전반이 하락하면서 한미약품도 약세를 나타냈지만 8월 들어 전날까지는 주가가 9거래일 만에 23%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위고비와 동일한 물질 'GLP-1'을 기반으로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이미 당뇨, 비만 치료제인 'PT404'로 비만치료제 대장주격에 오른 펩트론은 최근 해당 치료제를 글로벌 제약회사에 물질 이전 계약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달 들어 주가가 61% 급등했다. 인벤티지랩은 당뇨·비만치료제(IVL3021, IVL3005) 덕분에 이달에만 48% 올랐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4억달러(약 3조1000억원)에서 2030년 540억달러(약 70조20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반 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서도 헬스케어 주가가 좋다"며 "방어적 성격도 있지만 최근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는 GLP-1이 여러 분야에서 신기원을 열면서 시장이 큰 폭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LP-1은 본래 당뇨 치료물질인데 혈압과 심장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까지 발표되고 있다.

또 다른 해피드러그 관련주로 주목받는 기업은 JW중외제약이다. 지난 14일 시장 약세를 뚫고 전일대비 1500원(3.48%) 오른 4만4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에는 한달간 83% 뛰었다. JW중외제약은 탈모치료제 후보물질인 'JW0061'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미 러시아에 이어 호주에서도 특허를 취득했고 한국과 미국 등 10여개국에서 특허 취득을 앞뒀다.

동아에스티는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에 최근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성장세가 더해져 캐시카우가 늘고 있다. 여기에 임상 1상을 준비 중인 비만치료제(DA-1726)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이달 주가가 29% 급등했다. 이외 스프레이 탈모약 '핀쥬베프레이'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보령은 이달 11%대 상승했고, 탈모토탈케어시스템을 제공하는 이노진(12%)과 탈모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한 안트로젠, 올릭스도 6%대 올랐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해피 드러그는 향후 고령화로 인해 가격 제한이나 가격 인하 압박이 지속될 것이고, 비보험이거나 고가 의약품이더라도 수요가 높아 고성장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한달 약 1349달러(약 175만원)인데도 불구하고 실적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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