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등급경고에 은행주 줄하락…美 3대지수 1% 넘게 빠져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8. 1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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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중국의 침체와 미국 은행권의 신용등급 문제가 겹치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3대 지수가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15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361.24포인트(1.02%) 하락한 34,946.39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157.28포인트(1.14%) 내린 13,631.05에 마쳤다. S&P 500 지수도 51.86포인트(1.16%) 하락한 4,437.86에 마감했다.

오전에는 중국에서 날아든 경제 지표가 세계경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중국의 지난 7월 산업생산은 전년에 비해 3.7% 증가하는데 그쳐 예상치를 밑돌았다. 소매 판매도 예상보다 적게 증가하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나타나자 중국 인민은행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2.65%에서 2.5%로 15bp 인하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만 키웠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라드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부양책을 앞세우려고 하지만 그것이 의미있는 자극을 주지는 못할 거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에선 금융주가 특히 약세를 보였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가 미국 은행권의 영업환경 악화에 따라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대형은행들까지 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여파다. 은행권 수위인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등까지 수십 개의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금융주가 평균 2% 하락했다. 지난 주 무디스의 10개 미국 은행 등급을 강등에 이어 잠재적인 리스크가 생겨났다.
7월 소매판매 예상상회…연착륙 기대감
미국의 지난 7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가 전망치가 0.4% 였던 것을 감안하면 내수 소비는 하반기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는 증거다. 지난 2월에 전월비 -0.7%였던 소매판매는 3월에는 -0.9%로 하락세가 더해져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4월에 0.4% 증가로 성장세로 반전한 이후 5월에 0.7%, 6월에 0.3%, 7월에 0.7%로 점점 나아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등 일회성 소비품목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늘어나 성장세가 더 크다는 것을 증명했다. 당초 지난 연방대법원의 학자금 대출탕감 정책 무효화 판결로 인해 하반기 소비가 위축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학자금 대출 상환은 9월 이후부터 재개되지만 중산층 30~40대 가장들의 심리적 소비여력이 줄 거란 우려였다.

7월에는 온라인 소매업체 관련 지출이 1.9% 증가했고, 그 뒤를 이어 스포츠 용품 관련이 1.5%, 음식 서비스 및 음주 관련이 1.4% 늘었다. 반면에 준내구재에 속하는 가구 판매는 1.8%, 전자제품 매장 소비는 1.3% 줄었다. 주유소를 통한 에너지 소비는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0.4% 증가했다.

소비경제는 26조8000억 달러 수준인 미국경제의 7할을 넘어선다. 하반기 들어 미국인들의 잉여저축은 말라가고 있지만 대신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사용액을 늘리면서 소비세를 거두지 않고 있다. 2분기 신용카드 부채는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노동부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는 0.4% 상승해 예상치 0.2% 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증가치는 수입연료 가격(+3.6%)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수출물가는 0.7% 상승했다.
미국 신용등급 낮춘 피치, 이번엔 은행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이미 다이먼 JP 모건 체이스 CEO가 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계 인사들과 코로나19 경기 부양책 논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피치의 크리스 울프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 인터뷰를 통해 "피치가 은행 영업환경 등급을 다시 한 단계 내려 AA-에서 A+가 되면 이는 곧 개별은행들의 재무기준도 재조정해 부정적인 등급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치는 지난 6월 미국 은행권 영업환경 등급을 'AA'에서 한단계 낮춘 'AA-'로 강등했다. 피치는 은행 환경 강등 이후에 개별은행 등급은 손대지 않았는데 만약 환경 등급을 한차례 더 내린다면 그때는 개별 은행 등급까지 손볼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미국 은행 가운데 규모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JP모건체이스는 신용등급이 AA-인데 영업환경이 그보다 낮은 A+로 떨어지면 제 아무리 1등이라고 해도 그 등급을 A+로 함께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영업환경 자체를 넘어서는 개별은행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현실화할 경우 실제 타격은 대형사보다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중소형사에 직접적으로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의 경우 일단 신용등급이 낮아 조달금리가 높고, 이미 보유한 자산에 대한 투자관리에도 어려움이 많아 고금리 환경에서 역마진 위험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신평사의 신용등급 하락은 영업환경에 이중고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징주 - 은행주 홈디포 빈패스트
은행주 전체가 약세를 보였다. JP모건체이스가 2.55% 하락했고,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2.31%, 3.2% 떨어졌다. 지방은행들도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관련 상장주가지수펀드인 SPDR S&P Regional Banking ETF도 3.33% 떨어졌다.

주택관련 소매판매업체 홈디포는 이날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냈지만 주가 상승은 0.66%에 그쳤다. 5월부터 7월까지 회계분기 동안 429억 2000만 달러의 매출로 주당 4.65달러를 벌었다. 예상치는 422억 3천만 달러의 매출과 주당 4.45달러의 이익 수준이었다.

베트남 전기차(EV) 제조업체 빈패스트(VinFast)는 이날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으로 뉴욕증시에 데뷔하면서 68.45% 급등했다. 블랙스페이드에퀴지션과 합병한 빈패스트는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본으로 테슬라에 맞설 자국의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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