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1인 가구 절반 이상 ‘생활고’… “소액결제로 생필품 사요”
빠듯한 생활탓에 소액결제 의존
市 “경제·복지 등 맞춤정책 지원”
“월급은 월세와 대출금으로 통장을 스치듯 빠져 나가니, 높은 이자의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
인천 부평구에 사는 이해린씨(23)는 달마다 빠져나가는 월세와 공과금 등으로 빠듯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씨는 60여만원의 월세와 공과금 등 고정 지출만 150만원이다. 월급이 200만원인 이씨에게 버겁기만 하다.
이씨는 “월급은 통장을 스쳐 공과금 등으로 빠져 나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통장에 잔고가 없다보니 당장 필요한 음식이나 생필품은 연 이자율 60%에 이르는 휴대전화 소액 결제로 구입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소액결제가 매월 30~40만원씩 쌓이다 보니, 휴대전화 요금 연체도 잦아진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혼자 생활하는 김민지씨(48)도 휴대전화 소액결제가 생활을 이어가는 주요 수단이다. 김씨는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공장 단기 알바를 한다”며 “일감이 있을 때만 일을 하니, 생활비 충당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편의점에서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간단한 끼니를 때우고는 한다”며 “열심히 사는데도 생활 형편이 좋아지지 않아 우울하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1인 가구들이 낮은 임금으로 인해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등 생활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5일 인천시가 통계청·SK텔레콤㈜의 데이터를 결합해 1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한 결과, 인천 1인 가구 중 53.6%의 연 소득이 3천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년 동안 3회 이상 소액결제를 이용한 1인 가구의 비율은 22.5%로 2인 가구 17%와 3인 가구 20.3%, 4인 가구18.8% 보다 높다. 1인가구의 연령별 소액결제 비율은 30대가 40.9%로 가장 높고, 40대 35.1%, 20대 33.6% 순이다.
시는 소액결제를 사용하는 1인 가구는 휴대전화 요금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낮은 임금-휴대전화 소액결제 의존-휴대전화 요금 연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인 가구의 24%가 1년에 1회 이상 휴대전화 요금을 연체하고 있다. 또 이들 중 10.6%는 1년에 3회 이상 휴대전화 요금이 밀렸다. 이는 2~4인 가구의 연체 비율인 7%보다 높은 수치다.
전용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액결제·통신비 미납 등은 이들의 생활고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1인 가구의 빈곤은 외로움, 극단적 선택 증가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인천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1인 가구 맞춤형 경제·복지 정책 지원을 통해 이들의 생활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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