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잼버리 다 떠났는데... 아직도 행사장 공사 중인 전북道
새만금 잼버리 초기 파행과 관련해 전북도가 “예산은 조직위원회의 지휘하에 대부분 집행된다”며 책임을 정부에 돌렸지만, 전북도가 직접 집행을 맡은 사업의 집행률은 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 관련 사업들이었다. 관련 예산이 있는데도 제때 쓰지를 못해 기반 시설이 부실했고, 이는 대회 파행으로 이어졌다.
15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전북도로부터 제출받은 ‘잼버리 행사 관련 예산 현황(전북도)’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7월까지 전북도가 직접 집행한 사업들의 총사업비는 265억원 배정됐는데, 이 중 165억4900만원밖에 집행하지 못했다. 개막일(8월 1일) 직전 집행률은 62.4%에 그쳤다.
특히 265억원 중 235억원의 예산은 기반 시설 조성, 30억원은 대집회장 조성 등의 명목으로 편성됐다. 새만금 야영지가 진흙탕과 물웅덩이로 뒤덮이고, 야영지에 나무 그늘 하나 없었던 문제와 직접 맞닿아 있는 예산이다.
상수도 26㎞, 하수도 31㎞, 임시 하수 처리 시설 3개소, 주차장 3개소, 덩굴터널 7.4㎞ 등을 설치하는 잼버리 기반 시설 사업은 235억원 가운데 148억원만 집행됐다. 원래 계획은 2021년 12월에 공사를 착공해 상하수도, 주차장은 올 5월, 내부 배수로 및 추가 배수시설(간이펌프장) 설치는 6월에 끝내야 했으나 올해 12월이나 돼야 준공될 예정이다. 대회가 다 끝난 뒤에도 공사가 계속되는 것이다. 잼버리 대집회장은 30억원 예산 중에 17억4900만원만 집행됐다.
정 의원은 “국제 행사를 유치한 후 예산만 챙기고, 일이 잘못되면 중앙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자체의 행정 역량과 책임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북도 직접 집행 사업 예산 중 절반은 국비, 즉 정부 예산이 투입됐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국고보조사업은 정산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주무 부처장(전북도지사)은 정산보고서 확인 후 집행 잔액을 (정부에) 반납하는 게 원칙이다”라고 했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잘못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는 모기와 해충이 창궐해 벌레에 물린 대원이 많았는데, 조직위는 야영장 방충 용역을 직원 수가 10명도 되지 않는 영세 업체에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 3월 4억9300여 만원의 예산이 배정된 ‘잼버리 야영지 방제 용역 계약’에는 총 641개 회사가 참여해 그중 3억5000만원을 적어낸 A사가 낙찰됐다.
A사는 적격 심사를 통과한 업체들 가운데 최저가를 제시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용역을 따냈지만, 2018년 설립돼 직원 8명을 둔 영세 업체에다 대규모 행사 방충 경력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군부대 숙소 방충 경험도 있고, 나름대로 기술력을 갖고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직원 숫자와 회사 이력 등은 밝히지 않았다.
대회 초기 불거진 화장실과 샤워장 청결 문제도 예고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직위가 지난 4월 청소 용역 입찰을 공고하면서 작성한 ‘잼버리 행사장 청소 용역 과업 지시서’를 보면, 화장실과 샤워장을 포함한 ‘위생 시설’ 780곳에 배치된 청소 인력은 15명에 불과했다. 조직위가 위생 시설 청소 인력으로 분류한 15명이 맡은 구역은 화장실 330곳, 샤워장 300곳, 급수대 125곳, 분리수거장 25곳 등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청소 인력이 부족해 대회 3일 차에 부안군에 인력 충원을 요청해 용역 인원 100명이 도착하면서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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