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목장 사자’ 탈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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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주로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에 서식한다.
지난 1월 21일 강원도 강릉의 한 목장에서 생후 6개월 된 새끼 사자 2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2시간여 동안 야산을 배회한 적이 있다.
지난 14일엔 경북 고령군 한 목장에서 태어난 지 20년 넘은 암사자가 탈출해 큰 소동이 벌어졌다.
반면 '목장 사자'는 전시 동물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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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주로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에 서식한다. 아주 오래전 그리스에서도 서식했다는데 기원전부터 씨가 말랐다. 북아프리카에서는 1902년 모로코에서 사살된 사자를 끝으로 멸종됐다. 지금은 대부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바나 일대에 서식하며, 인도 ‘기르 숲 국립공원’에 일부 존재한다. 그나마 개체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야생에서 사자는 많게는 30마리씩 무리 지어 생활한다. ‘일부다처제’여서 무리에서 한 마리뿐인 장성한 수사자는 하루에 20시간 이상 자거나 쉰다. 대신 암컷이 사냥에 열중한다. 큼직한 먹이를 포식했을 때는 온종일 꼼짝 않다가 배가 고프면 사방팔방 먹이감을 찾아 나선다. 동물원 우리에서 어슬렁거리는 사자와 차원이 다른 맹수다.
멸종위기 2급 동물인 사자는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치면 민간에서도 사육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의 구경거리 신세다. 우리를 탈출한 사자도 생겨 인근 주민에게 공포감을 주기도 한다. 지난 1월 21일 강원도 강릉의 한 목장에서 생후 6개월 된 새끼 사자 2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2시간여 동안 야산을 배회한 적이 있다.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 15명이 수색 끝에 목장에서 50m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마취총을 쏴 생포했다.
지난 14일엔 경북 고령군 한 목장에서 태어난 지 20년 넘은 암사자가 탈출해 큰 소동이 벌어졌다. 인근 캠핑장에 머물던 70여 명이 대피했으며, 고령군은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유해야생동물피해방지단 소속 엽사 등 159명과 장비 34대가 투입돼 포획에 나섰다. 수색 20여 분 뒤 이 사자는 목장에서 20m 떨어진 풀숲에서 발견됐다. 엽사가 총알 2발을 쏴 사살했다.
사살된 암사자는 2008년 경북 봉화군에서 해당 목장으로 옮겨졌는데 주인이 최소 3번 바뀌었다고 한다. 현재 목장 주인은 “전 주인이 20년 전 새끼 때부터 길러와 평소 애교도 부리고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을 정도로 온순했다”고 전했다. 실제 멀리 도망가지 않고 위협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다. 먼저 마취를 시도해 생포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강력한 힘과 갈색 갈기가 인상적인 사자는 ‘백수의 왕’으로 불리며 인기를 누리는 동물이다. 반면 ‘목장 사자’는 전시 동물 성격이다. 맹수 이미지는 살아 있어 탈출한다면 이런저런 소동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맹수 사육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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