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축제무대… 음악 팬들도 연주가들도 ‘뜨거운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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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름, 석양이 서쪽 하늘을 물들이면 전통의 음악축제 무대들은 뜨거워진다.
5일(현지 시간)부터 11일까지 이탈리아 베로나 야외 오페라 축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 등 3개 여름 음악축제에서 5개의 공연을 감상했다.
바르톨리는 올해 5월 이 공연을 처음 선보인 잘츠부르크 성령강림절 축제의 예술 감독으로서 바로크 오페라의 전통을 꿰뚫어 본 장인(匠人)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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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된 음반같은 정밀한 앙상블
‘깨어나는 여름’ 묘사엔 기립박수
플라시도 도밍고 ‘노쇠’는 아쉬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연장 ‘모차르트의 집’에서는 7일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오르페오 역으로 출연한 글루크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가 공연됐다. 바르톨리는 올해 5월 이 공연을 처음 선보인 잘츠부르크 성령강림절 축제의 예술 감독으로서 바로크 오페라의 전통을 꿰뚫어 본 장인(匠人)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어둡고도 힘 있는 음색으로 오르페오의 고뇌를 호소하는 바르톨리의 음성 연기는 오페라를 절제된 방향으로 개혁하고자 한 작곡가 글루크의 이상을 효과적으로 펼쳐냈다. 마지막 장면의 아리아 ‘에우리디체를 잃고 어떻게 할까’는 생소한 빠른 템포로 시작돼 객석을 놀라게 했지만 긴박한 절망의 표현에 제격이었다. 후반부 같은 선율이 반복될 때는 익숙한 빠르기로 되돌아왔다. 바르톨리가 주도해 만든 ‘대공의 음악가들(Les Musiciens de Prince)’의 반주와 합창단이 이루는 앙상블은 꼼꼼한 편집을 거친 음반을 듣는 것처럼 정밀했다.
8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리사이틀이 열렸다. ‘회화적 연습곡’ 등 라흐마니노프의 후반부 작품들이 중심이 됐다. 키신은 템포를 자유롭게 가져가면서도 양손의 리듬을 일치시키고 명료한 페달링을 사용해 또렷하면서도 풍성한 해석을 선보였다.
루체른의 ‘문화 및 회의센터(KKL)’에서는 올해 루체른 페스티벌 개막공연인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3번 공연이 11일 열렸다. 매년 이 악단을 지휘해온 리카르도 샤이가 수술을 받게 되면서 이날 공연은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갑자기 맡게 됐다.
100분에 달하는 이 교향곡의 감정적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6악장에 있지만, 예르비는 여름에 자연이 깨어나는 것을 묘사한 1악장에 기술적 정점을 가져왔다. 그는 타악기의 탄력 있는 연타부터 요란한 목관의 작은 장식음까지 모든 세부를 빠짐없이 장악했다. 4악장 솔로를 맡은 알토 빕케 렘쿨의 선명한 음성과 이지적인 가사 해석도 발군이었다. 객석은 10분에 가까운 기립박수로 열연에 응답했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베로나 야외 오페라에서는 5일 소프라노 소냐 욘체바와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라는 황금 듀오가 푸치니 ‘토스카’의 주연으로 열연했다. 그리골로는 3막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거듭된 앙코르 요청 끝에 다시 불렀지만 반주부와의 심각한 불일치가 아쉬웠다.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플라시도 도밍고 갈라 콘서트에서 도밍고는 조르다노 오페라 ‘앙드레아 셰니에’ 중 ‘조국의 적’을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음성 연기로 불러 갈채를 받았지만 음성의 노쇠는 숨기기 힘든 모습이었다.
베로나·잘츠부르크·루체른=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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