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마지막 기회다...음바페, PSG와 재계약 하면 레알과 완전히 끝→"레알, PSG와 협상 원하지 않아"
[포포투=한유철]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수 있는 기회는 내년 여름이 마지막일 듯하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활발하게 이적시장을 보냈다. 카타르 자본의 힘을 빌려 프랑스 리그앙에선 독주 체제를 구축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선 단 한 차례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19-20시즌 UCL 결승에 진출하긴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패하며 꿈은 좌절됐다.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폭풍 보강에 나섰다. PSG는 이번 여름 리오넬 메시와 세르히오 라모스 등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냈지만 젊은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했다. 대한민국의 차세대 에이스인 이강인이 합류했고 셰르 은두르, 뤼카 에르난데스, 마누엘 우가르테,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등이 영입됐다. 또한 우스만 뎀벨레의 영입도 확실시되며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슈퍼스타로 떠오른 곤살로 하무스를 데려왔다. 여기에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랑달 콜로 무아니 영입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음바페가 골칫덩이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해 여름 PSG와 계약을 체결한 음바페는 내년 여름이 되면 자유계약(FA) 형태가 된다. 계약 내용엔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PSG는 그와 이 조항을 발동하길 바랐다. 하지만 음바페는 최근 구단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지난 6월 자신의 SNS를 통해 "음바페는 구단에 2025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는 음바페의 계약이 2024년 6월에 만료되는 것을 의미한다. PSG는 음바페를 이적료 없이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음바페는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는 이상 매각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PSG는 적잖이 당황했다. 새 시즌에도 음바페를 중심으로 전력을 구축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음바페는 차기 발롱도르 후보 1순위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의 뒤를 이어 세계 축구를 이끌어 갈 자원으로 평가받으며 엘링 홀란드와 결성한 라이벌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활약을 했다. 10대의 나이에 모나코 소속으로 성인 무대에 데뷔했고 2016-17시즌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그는 UCL 무대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에 2017-18시즌 PSG로 임대 이적했고 2018-19시즌엔 1억 8000만 유로(약 2610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발생시키며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었지만, 음바페는 그에 상응하는 활약을 했다. 메시, 네이마르, 라모스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초호화 군단 속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지워지지 않았다. 통산 260경기 212골 98어시스트. 그 누구보다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그만큼 PSG는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음바페가 2025년까지 팀에 남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이에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은 성명문을 통해 실망감을 표했고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이번 여름 나가라고 그를 압박하기까지 했다.
음바페가 이적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상황. 잠잠해졌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음바페는 지난해 여름 PSG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레알 이적이 유력했다. 카림 벤제마의 후계자를 찾고 있던 레알이 그에게 접근했고 선수 역시 레알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고 레알의 많은 선수들 역시 음바페의 영입을 환영했다.
하지만 그는 PSG와 계약을 체결했다. 영입을 준비하던 레알 입장에선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이에 레알은 배신감을 느꼈다. 그들은 음바페를 향한 관심을 철회했지만, 최근 그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기 시작하면서 식었던 관심을 재점화하기 시작했다.
레알은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진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음바페와 PSG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파국으로 치달았다. 최근엔 음바페가 구단의 자존심을 건드는 발언까지 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프랑스 풋볼이 수여하는 2022-23시즌 베스트 프랑스 선수에 선정된 음바페는 이후 인터뷰에서 PSG를 언급하며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는 발언을 했다. 그는 "내 생각에 PSG에서 뛰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들은 분열을 일으키는 팀이다"라며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었던 PSG. 이에 최후통첩을 하기까지 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PSG는 음바페에게 7월 31일까지 미래를 결정하라고 요구하는 3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이어 "레퀴프가 처음 보도한 바와 같이 PSG의 편지에는 음바페가 공개적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말함에 따라 구단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과 이러한 문제는 사적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 여름 이적시장 때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31일까지 재계약을 할지 말지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끝으로 편지는 마무리됐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음바페에게 가해진 영향은 전혀 없었다. 구단의 거센 압박에도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PSG는 결단을 내렸다. 음바페를 본격적으로 매각 리스트에 올린 것이다. 이번 여름 아시아 투어를 진행했고 명단에 음바페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로마노는 그가 공식적으로 매각 리스트에 올랐다고 밝혔다.
매각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지만, PSG는 음바페와의 재계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가 전력이 크게 약화되기 때문이다. '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PSG는 음바페에게 내년 여름 '일정한 금액'으로 팀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을 포함해서 재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떻게든 이적료를 회수하고자 하는 PSG의 마지막 제안이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단칼에 거절했다. 제이콥스는 "음바페는 계약 연장과 관련해 PSG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PSG와 대화를 여러 차례 거부한 음바페. 이적은 불가피하게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음바페는 레알을 제외한 여러 구단과 연관되기도 했다. 첼시 임대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최근 수많은 유럽 선수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사우디도 음바페 영입을 추진했다.
음바페의 목표는 오로지 레알이었다. 사우디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안했고 대변인을 직접 파견했지만, 음바페의 답변은 'No'였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음바페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남은 1년을 사우디에서 보내는 것보다 PSG 벤치에서 보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결국 PSG는 구상에서 음바페를 완전히 제외시켰다.'레퀴프'는 PSG가 음바페 없이 팀을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더 이상 그를 플랜에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PSG의 수뇌부들은 음바페 없이 시즌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레알도 영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레알은 음바페 영입을 위해 1억 8000만 유로에 달하는 제안을 준비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PSG가 2018-19시즌 음바페를 영입할 때 투자했던 금액 그대로였다. PSG 입장에선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공식적인 제안은 없었다. 레알은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음바페가 한 가지 조건을 이뤄주길 바랐다. 바로 그의 입에서 "떠나고 싶다"라는 발언이 나오는 것. 레알은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음바페가 공식적으로 잔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음바페는 이번 여름 이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계약을 다 마칠 계획이며 이를 알 켈라이피 회장에게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팀에 남는 것이 PSG에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었다. 어차피 내년 여름이 되면 음바페는 FA가 되기 때문이었다. 이에 알 켈라이피 회장은 '경고성' 발언을 했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르트'에 따르면, 알 켈라이피 회장은 음바페에게 계약을 하지 않으면, 경기에 못 뛴다라고 말했지만 음바페는 그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PSG는 음바페에게 내년 여름 '공짜'로 팀을 떠난다면 여러 명의 동료와 구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거 해고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매체는 이것이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칙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음바페에게 부담을 주기 위한 목적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파국으로 치닫던 두 당사자의 관계는 급작스럽게 '회복'됐다. 로마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음바페는 다음 PSG 경기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플랜에 들어왔다"라고 밝혔다. 알 켈라이피 회장 역시 "음바페는 PSG에 전념한다. 그가 돌아왔다"라고 전했다.
1군 스쿼드에 돌아온 음바페는 격한 환영을 받았다. PSG 공식 계정에 따르면, 음바페는 훈련에 돌아왔고 동료 선수와 스태프들로부터 환영 인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음바페는 PSG와 기분 좋은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적료 없이 떠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의 줄리엔 로렌스는 음바페가 PSG에 전념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적료 없이 떠나진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음바페의 '잔류' 결정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구단은 아마도 레알일 것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레알은 일어날 수도 있는 잠재적인 음바페의 이적을 남모르게 준비했다.
그러나 이들은 의연했다. 1년 전과는 달리 음바페의 '잔류' 결정에 놀라지도 않았고 화를 내지도 않았다. '레퀴프'에 따르면, 레알은 음바페가 PSG에 남는 것에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또한 로마노에 따르면, 이들은 내년 여름에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음바페의 결정에 반기를 든 사람도 있었다. 레알의 전설 구티가 그 주인공. 그는 음바페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스페인 매체 '엘 치링기토'에 따르면, 그는 "나는 음바페가 레알로 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가 PSG와 계약을 연장한다면, 그것은 그가 돈을 보고 움직인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 때는 엘링 홀란드로 선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레알 역시 구티와 비슷한 입장이었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의 로드라 기자는 음바페가 PSG와 재계약을 한다면, 레알은 더 이상 영입에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로드라 기자는 레알이 PSG와 협상을 진행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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