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술과 상술 사이…한국 병원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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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진료'라는 말이 있다.
병원에 가서 오랜 시간 대기하다 의사 앞에 앉으면 3분 이상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는 말이다.
검사 비용으로 병원에 쓰는 돈은 눈덩이처럼 커지는데, 정작 의사를 만날 시간은 줄어든다.
의사이자 교수이며 의료 정책 연구자인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병원은 '3분 진료'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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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275쪽|돌베개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3분 진료’라는 말이 있다. 병원에 가서 오랜 시간 대기하다 의사 앞에 앉으면 3분 이상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는 말이다. 환자는 병원에 가면 진료 대신 여러 가지 검사를 받는다. 검사 비용으로 병원에 쓰는 돈은 눈덩이처럼 커지는데, 정작 의사를 만날 시간은 줄어든다.
의사이자 교수이며 의료 정책 연구자인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병원은 ‘3분 진료’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본적인 의료수가가 낮아서다. 의사들은 더 많은 환자를 보아야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고, 부족한 수익을 검사로 보충해야 한다. 우리가 병원이나 뉴스에서 접하는 문제들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구조에 결함이 생기면서 나타난 개별적인 징후다.
책은 자본 종속, 기술 중독, 병원의 과도한 수익 추구, 정부의 방치를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현재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진단한다. 특히 저자는 우리나라가 최저임금 대비 진찰료가 낮고, 그에 반해 검사료 수준은 높은 것에 주목한다. 병원이 과도하게 이윤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복잡하다. 병원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고 항변한다. 정부는 의료수가를 통제하는 대신 병원들의 이러한 행태를 방치하고 있다.
병원, 제약회사와 의료 기업, 의사, 정부, 환자 모두 이 문제에 나름의 입장과 논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만 앞세우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의료가 무엇인지, 의학이 추구해야 하는 바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삶이 끝나가도 병원에 가면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죽음을 피해야만 하는 재앙으로만 여긴다면 의료 시스템이 진짜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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