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기괴함에 빠져든다, 원작과 달라진 몇가지 [TV보고서]

이민지 2023. 8. 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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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마스크걸'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오는 8월 18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마스크걸'은 장편 데뷔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김용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웹툰의 강렬한 스토리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캐릭터들,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그 안에 사회 문제들을 담아낸 점'에 매료됐다는 김용훈 감독은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의 개념들이 나오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 멀티 플롯 방식의 이야기 구조는 이런 본질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언론 시사회를 통해 총 7부작 중 6회까지 공개된 상황. '마스크걸'은 매회 이야기의 화자가 되는 주인공이 바뀌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회차의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생각지 못한 반전이 드러나고 보다 내밀한 심리가 전달된다.

주인공 김모미부터 가장 큰 사건의 출발이 되는 주오남, 그의 엄마 김경자까지 주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비틀린 내면을 가진 인물들이다. 온전한 피해자가 없으면서 서로의 목숨을 노리게 되는 이야기의 구조, 이를 그려내는 방식은 불쾌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히려 특정 인물을 응원하기 보다 이야기의 종착역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길의 끝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누구일지, 이들의 끝이 무엇일지 몰입하게 되는 것.

이 불쾌하고 기괴한 이야기를 극대화 한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김모미라는 한 인물을 연기한 세 명의 배우 이한별, 나나, 고현정은 변화무쌍한 김모미의 인생을 각기 다른 스타일로 담아냈다. 성형 전 김모미의 콤플렉스와 뒤틀린 심리를 표현한 이한별은 신인임에도 김모미의 어두운 면을 과감하게 그려냈고 나나는 아름다운 외모 뒤 비참한 인생, 그리고 교도소에서의 광기를 그려내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오랜 감옥 생활로 생기라고는 찾을 수 없어진 모습부터 깨달음을 얻었다며 맑은 눈의 광인이 된 모미의 모습을 푸석푸석한 얼굴로 표현한 고현정의 역대급 변신까지, 세월에 따른 김모미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웹툰 원작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로 지목 됐던 주오남을 더할 나위 없이 표현해낸 안재홍의 열연과 아들을 향한 진짜 속내와 죄책감, 모성과 집착을 보여주는 염혜란의 미친 존재감, 시청자들에게 가장 안타까움을 유발할 김춘애 역 한재이까지 에피소드의 화자가 되는 모두가 힘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방대한 내용의 원작을 7부작 드라마로 압축하며 이야기의 전개와 사건의 내용, 캐릭터간의 관계도 꽤 많은 부분 달라졌다.

김모미의 첫번째 살인인 과정은 원작과 비슷하지만 주오남의 역할이 다소 달라지며 한차례 반전을 선사한다. 김모미와 김춘애(라라)의 관계는 원작과 가장 달라진 관계 중 하나다. 오해로 얼룩진 이들의 관계는 비슷한 인생을 걸어온 여성의 연대로 바뀌었다. 연예계 진출을 시도하며 파국을 맞이하는 김모미의 이야기는 과감하게 생략됐으나 대신 집요하게 김모미를 추적하는 김경자는 마지막까지 존재감을 키웠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마지막 회차에서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마스크걸'의 관건은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캐릭터들과 이야기의 전개가 대중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지다. 밝고 경쾌한 구석이 전혀 없이, 내면과 행동이 모두 일반적이지 않고 뒤틀려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마스크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런 점이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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