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우리 팀에 오고 싶어? 다시는 깨물지 않겠다고 약속해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한 클럽이 한 선수를 영입할 때, 많은 과정을 거친다. 그 선수의 축구적 능력뿐 이날 축구 외적인 능력까지 모두 파악한 후 영입을 결정한다. 큰 돈을 들이는데, 아무 준비 없이 데려올 수는 없는 일.
이 과정에서 계약서에는 수많은 내용이 삽입될 수 있다. 이적료, 연봉을 기본이고, 구단이 선수에게 바라는 것, 이것을 어길 시 페널티를 주겠다는 내용도 당연히 포함될 수 있다. 구단이 공식 문서를 통해 선수에 간섭하겠다는 의미다. 복잡한 내용이 많다. 그래서 구단과 계약할 때는 도장 찍기 전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영국의 '기브미스포츠'가 세계 축구 역사에서 등장한 '기이한' 계약 조항들을 공개해 재미를 선사했다. 그중 정말 재미있는 것 몇 개를 추려봤다.
구단의 기이한 요구를 받은 선수 중에서는 '세기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모두 포함됐다.
먼저 메시. 메시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초반, 구단은 메시에게 카탈루냐어를 배우라고 요구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는 누구나 카탈루냐 사회와 문화에 통합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카탈루냐가 독립하면 FA가 될 거라는 설명도 해줬다고 한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이다.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를 지배한, 호날두가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이었다. 그때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바이아웃을 수정했다. 무려 10억 유로(1조 4572억원)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금액. 바이아웃으로 호날두를 데려갈 수 없다는 것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를 그만큼 아낀다는 의미. 그때는 정말 너무도 위력적이었지. 당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바이아웃을 꼭 지불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호날두를 사고 싶다면 협상이 진행될 거라는 의미다."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악동' 중 하나로 꼽히는 마리오 발로텔리. 그가 2014년 리버풀로 이적할 때의 일이다. 워낙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닌 터라, 리버풀은 불안했다. 축구는 정말 잘하는데, 축구 외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논란을 몰고 다녔다.
그래서 리버풀이 선택한 조항. '선행'이다. 리버풀에서는 항상 착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 반대로 보면 나쁜 행동을 하면 리버풀을 떠나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다.
가장 기괴한 조항의 1위는, 따라올 수 없는 이슈의 소유자다. 바로 '핵이빨'을 창조시킨 루이스 수아레스다.
그라운드에서 상대 수비수를 물어뜯는 핵이빨의 악명이 높았던 선수. 2014년 바르셀로나는 이런 수아레스 영입을 결정했다. 상대를 가끔 물었지만, 그의 능력을 가지고 오고 싶었다. 그렇지만 바르셀로나는 핵이빨 사건의 반복을 원하지 않았다. 때문에 '깨물지 않기'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계약서의 힘인가. 공식 문서의 두려움인가. 수아레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후 누구를 깨물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런 황당한 소식이 퍼지자 당시 호세프 마리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회장은 이렇게 외쳤다.
"수아레스의 '깨물지 않기 조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루이스 수아레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마리오 발로텔리.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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