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세상’ 지나온 20년, 앞으로 20년

신동욱 기자 2023. 8. 1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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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독자와 필자 그리고 취재원으로 <한겨레21> 과 인연을 맺었다.

스무 살 대학 시절부터 독자였고, 20대엔 병역거부자로 기사에 등장했고, 30대엔 전쟁없는세상 활동가였고, 40대인 2022년엔 '노 땡큐!' 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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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21]

2022년 9월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이용석 제공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독자와 필자 그리고 취재원으로 <한겨레21>과 인연을 맺었다. 스무 살 대학 시절부터 독자였고, 20대엔 병역거부자로 기사에 등장했고, 30대엔 전쟁없는세상 활동가였고, 40대인 2022년엔 ‘노 땡큐!’ 필자였다. 2023년에는 병역거부운동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치르느라 바빴고, 무기박람회 저항행동 모금도 했다. 병역거부 아카이브전에는 2000년 <한겨레21> 기사 ‘차마 총을 들 수가 없어요’가 전시됐다. 20년을 이 운동과 함께해온 그는 “병역거부자로 수감된 시절엔 <21>을 표지부터 뒷장까지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고 돌이켰다.

—어느새 20년이 훌쩍 흘렀다.

“전쟁없는세상을 만들었을 때 활동가 대부분이 20대였다. 당시는 ‘듣보잡’ 단체여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대로 하고, 선배들 단체를 비판도 막 하고 그랬다. 이제 우리도 40대가 주축이 된 단체가 됐는데, 지금은 논평 한 줄도 조심할 만큼 무게가 달라졌다. ‘좋은 어려움’이 생겼다.”

—끈질기게 운동을 이어왔다.

“사실 대체복무 도입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전에 모여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다들 그랬다. 순간순간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희로애락 다 있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

—최근 의제라면.

“대체복무제가 도입됐지만 최선의 제도는 아니었고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내용이 후퇴했다. 미완의 대체복무제를 평화와 인권을 위한 제도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대체복무제 심사위원 1기 임기도 끝나고 2023년 10월이면 첫 대체복무를 한 병역거부자들이 민간인이 된다. 그들의 목소리를 담으면서 개선 운동을 하려고 한다. 사실 우리는 병역거부자를 가두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전쟁을 멈추는 수단으로 병역거부를 고민했다. 대체복무 도입 이후 어떻게 전쟁거부운동으로 확장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행동하고 있다.”

—징집을 피해 한국에 온 러시아 병역거부자들도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난민 신청을 하러 수백 명이 왔지만 세 명만 심사받았다. 다들 실망해서 한국을 떠났다. 단순 탈영은 병역거부가 아니라는 게 정부 논리였다. 전쟁 이전에 한국에 들어와 입영 대상이지만 돌아가지 않고 난민 신청한 분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 가치 동맹’을 말로만 하지 말고 압제를 피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아온 이들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그게 진정한 가치 동맹 아닌가.”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내전을 피하거나 징집을 거부해 한국에 온 이들도 있다고 들었다.

“아직 한국에선 병역거부를 난민 사유로 인정한 경우가 없다. 예멘의 소년병 출신 탈영병이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행정소송까지 했지만 결국 졌다. 탈영한 이유는 알겠지만 네가 돌아가도 죽는다고 판단은 못하겠다는 것이다. 내전이나 전쟁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전쟁 난민이 되는 이유가 우리와 관련이 깊다. 예멘만 해도 한국산 무기가 내전에 쓰이고, 한국군이 훈련을 도운 아랍에미리트군이 내전에 깊이 얽혀 있다.”

—해마다 무기박람회에서 전쟁반대 캠페인을 했다.

“지난 20년간 ‘한국 군사주의의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이제 무기 수출을 활발히 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산 무기가 여러 전쟁에 쓰이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수출된 경찰 무기가 인권 탄압에 동원된다. 징집된 군인이 아니라도 세금을 내는 시민으로서 세계 전쟁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용석 활동가는 “병역거부자로 자신을 호명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개개인의 선언을 어떻게 집단의 캠페인으로 묶을지가 또 다른 과제”라고 말했다. 전쟁없는세상의 앞으로 20년이 궁금한 이유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전쟁없는세상 이용석 활동가
전쟁없는세상 이용석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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