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축제 현장을 달구는 노래[김학선의 음악이 있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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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부터 6일까지, 폭염은 여전했다.
해외의 유명한 음악인을 얼마나 데려오느냐가 그해 페스티벌의 성공 척도였다.
그 자리를 채운 건 한국의 수많은 음악인이었다.
펜타포트뿐 아니라 음악이 있는 축제들에서 가장 큰 반응을 이끌어내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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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출연진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과거 페스티벌 라인업이 발표될 때면 늘 출연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가 올라왔다. 해외의 유명한 음악인을 얼마나 데려오느냐가 그해 페스티벌의 성공 척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려졌다. 올해 펜타포트에는 미국의 스트로크스(스트록스), 일본의 엘르가든 정도를 제외하면 이른바 ‘네임드’ 해외 아티스트는 없었다. 그나마 오기로 했던 영국의 라이드는 손을 다쳐 오지 못했다.
그 자리를 채운 건 한국의 수많은 음악인이었다. 김창완 같은 전설부터 김윤아, 장기하 같은 베테랑, 또 이제 막 경력을 시작하고 있는 김늑, 모스크바서핑클럽, 초록불꽃소년단 등의 신인도 무대 위에 올랐다. 과거에 비해 어쩌면 초라해 보이는 라인업일 수 있지만 15만 명이라는 숫자가 증명하듯 이는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저 한여름의 햇빛과 저녁나절의 시원한 바람 사이에서 음악을 즐기고 춤추는 걸로 충분했다.
실리카겔의 ‘No Pain’은 그런 변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노래다. 실리카겔이라는 밴드 이름과 ‘No Pain’이란 노래 제목 모두 생소할 사람이 더 많겠지만. 이 노래는 이미 축제 현장의 송가가 됐다. 펜타포트뿐 아니라 음악이 있는 축제들에서 가장 큰 반응을 이끌어내는 노래다. 인상적인 곡의 도입부는 곧 엄청난 관객의 환호성으로 이어진다.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실리카겔이 펜타포트 무대에 선 이유이기도 하다.
실리카겔은 2013년 데뷔해 올해 활동 10주년을 맞이한 밴드다. 여느 인디 밴드가 그렇듯이 작은 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실리카겔만의 독창적인 음악으로 인해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 누군가에게 “귀 썩는 음악”이란 악평을 듣기도 했다. 실리카겔은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 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으로 “귀 썩는 음악”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그 평을 되갚아 줬다.
누군가에겐 귀 썩는 음악일 수 있어도 또 다른 누군가에겐 너무나 독특하고 매혹적인 음악을 해나간 실리카겔은 계속해서 성장해 왔다. 작은 클럽에서 시작한 이들의 콘서트는 이제 몇천 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확장됐다. 얼마 전엔 KBS 2TV ‘최정훈의 밤의 공원’에 출연하며 달라진 위상을 선보였다. 더 이상 기타를 잡는 게 멋있어 보이지 않는 시절에 밴드를 시작해 이루어 낸 성과였다. 달라진 시대에 그들은 밴드를 시작했고, 이제는 그들이 새로운 변화의 앞에 서 있다. ‘No Pain’이 이루어 낸 성취다.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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