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이섬 일주일째 화재 진압..."소화전에서 분무기가"
[앵커]
미국 하와이 마우이 섬 산불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일주일 째 화재 진압 작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화재 당시 강력한 허리케인이 불길을 빠르게 확산시킨 데다 소화전에 물까지 부족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권준기 특파원입니다.
[기자]
불에 탄 야자수를 따라 잿더미가 된 주택가가 이어집니다.
하와이 왕국 수도였던 라하이나는 처참하게 주저앉아 전쟁 폐허를 방불케 합니다.
화재 당시 탈출 행렬을 박제한 듯 뼈대만 남아 버려진 자동차들이 도로에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일주일째 화재 진압이 끝나지 않은 지역에선 땅속에 숨은 불씨까지 찾아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사망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가운데 심하게 불에 타 맨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희생자들로 수색견까지 동원됐습니다.
당국은 이런 속도면 하루 10~20명씩 사망자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수색 작업이 언제 끝날지, 전체 희생자가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디앤 크리스웰 / 연방재난관리청 청장 : 총 희생자 추정치가 얼마인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수색 현장은 매우 위험합니다. 위태롭게 서 있는 건물의 안전 확보가 우선 필요합니다.]
화재 당시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 이어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뒤에는 소화전에 물이 부족해 불길 확산을 막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소화전 물줄기가 분무기 같았다는 소방대원의 말을 전했습니다.
하와이 주지사는 화재 당시 시속 130km에 달하는 허리케인이 불길을 쏜살같이 번지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시 그린 / 하와이 주지사 : 당시 시속 130km짜리 강풍이 불면서 불길이 1분에 1마일(1.6km)씩 번졌고 결국 이런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 활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와이에 주택이 있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직접 구호품을 나르며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반면 힐튼 호텔 상속자인 패리스 힐튼은 관광 자제 요청에도 마우이 섬에서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구설에 올랐습니다.
백악관은 화재 참사를 입은 마우이 섬은 지금 희생자 수색과 구호 작업이 우선이라며 당장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 입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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