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마약사범 3배 급증...인터넷 타고 퍼지는 '암세포'
[앵커]
경찰이 마약 범죄를 집중 단속했더니 10대 마약 사범의 증가 속도가 특히 가팔랐습니다.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재활 교육을 올해 처음 시작했을 정도인데,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범죄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합성 대마를 유통한 일당의 총책이 집에서 경찰에게 붙잡힙니다.
일당은 모두 4명, 이 가운데 모집책으로 활동한 2명은 고등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10대들은 합성 대마를 전자 담배로 속여 또래 9명에게 피우게 한 뒤, 중독되면 더 팔 계획까지 짰습니다.
과거엔 10대 마약 사범 대부분이 마약 성분 다이어트 약을 사고파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유통에도 가담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는 겁니다.
지난 7개월 동안 마약 관련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적발된 10대는 모두 602명.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규모가 3배 가까이 불었습니다.
평균 1.5배가 늘어난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유독 빠른 증가세입니다.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는 현실이 10대 마약사범 급증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인터넷을 통한 마약 유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나는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해서,
올해 들어 경찰이 포착한 마약 거래 다섯 건 중 한 건이 인터넷을 매개로 이뤄졌습니다.
[장옥진 / 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이전과는 다르게 생물질이 아니라 액상 물질이나 아니면 전자담배 같은 카트리지 형태로 유통되는 경우도 많고 하다 보니까 이 친구들이 레크리에이션처럼 쉽게 접근을 하는 것 같고요.]
이러다 보니, 10대 마약사범의 재범을 막기 위한 재활 교육도 올해 처음 시행됐습니다.
다만, 10대의 경우 교육에 참석하려 해도 학교 수업을 빠지면 주변에 알려지게 돼, 참여율이 낮고, 참여를 강제할 방법도 따로 없습니다.
[이한덕 /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팀장 : 학교 다니는 청소년이다 보니까 일단 학교나 이런 데 알려지는 것이 굉장히 두려운 것이에요. 또 그렇다고 학교 일정이 있다 보니까 중간에 빠져나올 수가 없잖아요.]
경찰은 하반기에도 마약 범죄를 집중 단속하면서, 학교전담경찰관이 청소년을 상대로 예방 교육에도 나서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정 연령대만 교육할 게 아니라 출산을 앞둔 부모와 어린이에게도 중독 예방 교육을 진행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영상편집 : 오훤슬기
그래픽 : 지경윤
YTN 우종훈 (hun9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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