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 유혹 꾹 참았어요…“이제 우리 시간” 연기금이 쓸어모으는 종목
7월20일부터 이달14일까지
매일 포스코홀딩스 집중매도
고평가 논란 속 차익실현
중국 단체관광 허용 전부터
아모레퍼시픽 순매수 눈길
호텔신라 LG생활건강도 매수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20일부터 14일까지 18영업일 연속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이 기간 연기금의 포스코홀딩스 순매도 규모는 4000억원에 육박한다. 주식 수로는 65만주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포스코홀딩스 지분율은 9.1%인데 올들어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분율은 7%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기금이 포스코홀딩스를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건 크게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평가 논란이다. 지난달 말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기폭제가 됐다. 국내 일부 애널리스트는 목표가를 한창 올릴 때 외국계인 모건스탠리는 리튬 사업 고평가를 이유로 사실상 매도 리포트를 발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중국에서 탄산리튬 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았는데, 리튬 가격이 떨어질 수록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사업 가치는 재평가가 불가피하다.
포스코홀딩스를 팔고 연기금이 사들인 종목은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LG생활건강 등 중국 단체관광 재개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부터 연기금은 이 종목들을 대거 사들이며 주도섹터 전환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연기금 수급을 보면 대표 수혜주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달 26일이후 14일까지 연속해서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 기간 연기금은 아모레퍼시픽 매수에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호텔신라와 LG생활건강까지 합치면 세 종목을 합친 순매수 규모는 2000억원이 넘는다.
연기금 순매수 영향만은 아니겠지만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7월26일 저점을 찍은 후 반등에 성공해 14일 13만1600원까지 치솟았다. 호텔신라 역시 7월26일 6만8200원하던 주가가 14일 9만1000원까지 올라왔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전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사드 보복 전에는 40만원대 중반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호텔신라도 2015년 14만3000원까지 주가가 올라간 적 있다. 이제 막 중국 단체 관광이 풀렸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가 확인될 경우 주가는 본격적인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여행사들과의 오랜 협력 관계가 있고 단체 관광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이 있어 면세점 관련해서는 호텔신라 주가에 가장 긍정적”이라며 “단체관광으로 중국인 중장년 여성이 핵심 고객이 될 전망인데, 이들은 트렌디한 중저가 화장품보다는 고가의 화장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 아모레퍼시픽(설화수)과 LG생활건강(후)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에서 또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SDS, 네이버 등 정보통신(IT)주를 대거 사들였다는 점이다. 반면 기아와 현대차 등 자동차 업종은 연기금 순매도 상위에 랭크됐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SDS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히며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챗GPT에 대항할 수 있는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24일 공개할 예정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챗GPT와 유사한데 얼마나 더 한국 실정에 맞고 실용적인 생성형 AI 모델을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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