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빈소서 조문객 맞이…'조문 최소화'에도 꾸준한 발길(종합2보)
윤 대통령에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마지막 말 남겨
(서울=뉴스1) 송상현 한병찬 박기범 박종홍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차려진 첫날 정부와 정치권, 종교계 주요 인사들의 조문이 꾸준히 이어졌다. 다만 윤 대통령이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겠다고 한 만큼 제한된 인원만 빈소를 방문했다.
일주일 전쯤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윤 교수는 윤 대통령에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마지막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은 평소 고인을 "제1의 멘토"라며 존경을 표해 왔다.
◇윤 대통령 조문객 맞아 "조문 최소화"에도 정부·정치권·종교계 등 발길
윤 대통령은 15일 오후 6시11분쯤 부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약 10분 후부터 조문객들을 맞았다.
장례는 3일간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고인이 연세대 교수와 경제학회장 등을 맡으며 활발한 학술 활동을 해온 만큼 고인과 가까웠던 학계 인사와 종교단체 대표 등으로 조문객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개별 의원이나 시민의 조문은 받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재계나 시민사회계 인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조화 역시 전직 대통령과 정당 대표 등으로 제한했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의 조화가 놓였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진표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조화도 빈소에 배치됐다.
윤 교수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오후 2시쯤부터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빈소를 차리기 위한 대통령실 관계자와 취재를 위한 기자들이 모이며 분주해졌다.
오후 3시30분 김대기 비서실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전희경 정무1비서관 등 대통령실 참모들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이후 오후 5시30분을 넘어서면서 주요 인사의 조문이 본격 시작됐다.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총리를 포함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조교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주요 4역이 빈소로 입장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김민석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 4역이 빈소를 찾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조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이 애통하시겠다고 전했고 '바쁘실 텐데 와주셔서 고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도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윤기중 교수께서 평소 윤 대통령을 많이 지도하셨는데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소천하시지 않았을까 위로의 말씀을 (대통령에게) 드렸다"고 말했다.
지난 신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5부 요인에 속하는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김진표 국회의장도 빈소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오세훈 서울시장, 임태희 경기교육감 등도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김삼환 대한예수교장로회 명성교회 원로 목사,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 장종현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총회장,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덕수 천태종 총무원장, 상진 태고종 총무원장,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 등 종교계에서도 방문이 이어졌다.
이날 공식적인 조문은 오후 10시에 마무리됐다.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서 별세…윤 대통령 "제1 멘토 칭송"
대통령실은 이날 고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윤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교수님이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노환에 따른 폐렴 증상 악화로 일주일 전쯤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후 서울대병원으로 향해 임종을 지켰다. 윤 교수가 가장 최근 의식이 있을 때 윤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은 생전 윤 명예교수를 "제1의 멘토"라고 칭하고, 각종 공개 석상에서 부친과의 인연을 언급할 만큼 고인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을 내비친 바 있다.
현직 대통령의 재임 중 부친상은 처음이다. 앞서 2019년 10월2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작고한 이후 두 번째 대통령 부모상이다.
고인은 일평생 소득 불평등을 연구한 한국 경제학계의 거목(巨木)이자 원칙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윤 교수는 1931년 충남 논산 출신으로 연세대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양대 조교수로 있다가 일본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997년까지 연세대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76년 한국통계학회 회장, 1992년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지냈고, 경제학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이 됐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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