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동기’ 에이스 매치…자존심 지킨 KT 쿠에바스

두산 알칸타라와 선발 맞대결서
7이닝 무실점…1 대 0 승리 견인
김재윤, 4년 연속 20세이브 달성

프로야구 KT의 윌리엄 쿠에바스(33·사진)는 2019년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3년간 꾸준히 KT에서 뛰며 2021년 첫 통합우승의 주역이 됐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팀을 떠났다가 올 시즌 초반 교체 선수로 다시 KT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1) 역시 2019년 KT에서 한국 무대에 데뷔한 쿠에바스의 입단 동기다. 첫해 11승을 거뒀으나 이듬해 재계약하지 못하자 두산의 손을 잡았다. 2020년 20승을 거두고 리그 다승왕에 오른 뒤 일본에 진출해 2년을 뛰고 올해 두산으로 복귀했다. 이미 10승(5패)을 거두고 2점대 평균자책으로 리그 최고 자리를 다투고 있다.

같은 팀에서 데뷔한 입단 동기생, 두 외국인 에이스가 맞붙었다. 자존심에 불이 붙은 두 에이스는 특급 투수전을 펼쳤다. 팽팽했던 승부는 1점 차로 쿠에바스의 승리가 됐다.

KT는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팽팽한 승부의 균형을 단 1점으로 깨고 1-0 승리를 거뒀다. 3위 KT는 5위 두산과 격차를 4경기로 벌리며 상위권 안착을 향해 질주를 이어갔다.

선발 쿠에바스가 7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쿠에바스는 7회말 2사 후 김재환과 김인태에게 연속 볼넷을 주며 1·2루에 주자를 보냈으나 대타 강승호에게 절묘한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두산 알칸타라도 KT 타자들을 틀어막았다. 역시 7이닝 동안 97개 투구로 4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7회말까지 두산 타선이 결국 터지지 않으면서 8회초 불펜에 마운드를 먼저 넘겼다.

KT 타자들은 투구 수 100개를 채운 쿠에바스가 교체를 앞둔 8회초, 알칸타라가 내려가자마자 결승점을 뽑았다. 두산 박치국을 상대로 2사 후 배정대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김민혁의 좌중월 3루타에 홈을 밟아 1-0으로 균형을 깼다.

쿠에바스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8회말 박영현이, 9회말 김재윤이 등판해 KT는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김재윤은 이날 세이브로 KBO리그 6번째로 4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다.

복귀 뒤 10경기에서 6승째(무패)를 쓸어담은 쿠에바스는 “1-0 경기는 투수들도 재미있다. 내가 왔을 때 팀이 8위였는데 지금 3위다. 한국시리즈를 꿈꾸면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4-3으로 앞선 8회말 오재일의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은 끝에 LG를 6-5로 이겼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5승째(6패)를 거뒀다. 최하위 키움은 광주에서 난타전 끝에 KIA를 9-6으로 물리치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16안타를 몰아치며 SSG를 10-6으로 꺾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